마음의 문
이탄(李炭) 시인은
"한 마리의 새가 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한 나무가 다할 때까지 앉아 있는 새를
이따금 마음속에서 본다."
-詩集 「옮겨 앉지 않는 새」중에서-
이제는 낯선 창호지를 밀어 내고
유리창 너머로 쏟아져 내려앉는
저녁 햇살들의 종종 걸음을 보며
'옮겨 앉지 않는 새'를 기억에서 끄집어낸다.
더러 몸서리 처지던 세월 풍경
하 많은 면역세포로 다듬어진
어수룩함과 침묵이 석연찮게 손잡고
항변 없이 시간 위에 나란히 앉았다.
한 세월 유통분만으로 평화를 낳고
한 평생 강이 흘러 간 자리이듯
고락의 흔적 덮은 채 오늘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의 고운 침묵은
한 마리 옮겨 앉지 않는 새
자비로운 마음의 문 거기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