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소낙비-박찬현

은빛강 2014. 6. 24. 02:16

소낙비

 

굵은 빗줄기 줄기에 흙냄새가 난다

땅에서 길어 올린 산천의 이슬이기에

공손한 땅의 향기가 난다

 

흠뻑 젖은 정수리에 번개 쳐들어 와

오척단구 종단을 가로질러 땅에 뿌리 내린 곳

신 새벽 대지가 우주를 향한 감사의 기도시간

 

하늘을 긋고 땅으로 곤두박질 친 번개와 뇌성

요란한 거죽 벗고 풀잎사이 가지런히 누워

팔 벌린 대지의 요람에서 꿈결 따라 일렁인다.

 

하늘에서 내리는 대자연의 냄새에 취한 날

나는 그 품 어딘가에 한 점일 뿐

비에 젖어 그곳에 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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