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억새의 춤

은빛강 2014. 9. 27. 20:39

억새의 춤

사람의 강에서 흘러나온

문명의 배설물이

언덕이 되고 산이 되어

도시의 어둠이 삭혀진 시간

들숨 틀어막고 돌아 선 세상

“아프냐?”고 묻지 않아도

대답할 여력 없던 언덕들

 

거대한 둥근 달이

음지의 일상과

파편 줍는 비루한 이들 풍경을

잔뜩 그려 밤하늘 높이 띄우니

한 세월 풍상을 추충(秋蟲)들 화음에

일렁이는 억새무리 화답하는 군무(群舞)

 

통한이 없는 삶은 넋이 묽은 영혼이니

자비가 깃들지 않은 사랑 아니겠는가,

 

]

[사진: 네이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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