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 영성』
-제2단계 -제1장 -93- (2/17-수)
『6. 하느님 뜻 안의 수난 묵상, 십자가, 고통』
◈ 하느님 뜻이 피조물 안에서 치르시는 극심한 고통
제20권 26장 2절
딸아, 내 거룩한 뜻의 고통은
인간이 상상할 수도,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고통이다.
내 뜻이 모든 피조물 안에 있지만,
끔찍하고 처참한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악몽에 허우적거리듯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내 뜻에 통치권을 주어
그들 안에서 내 뜻의 생명을 살게 하기는 고사하고,
내 뜻이 움직이고 숨 쉬며 고동칠 자유도 주지 않고
계속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3
인간의 뜻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숨 쉬고 원하는 대로 고동치는 반면,
내 뜻은 오랜 세기에 걸쳐 임종 때처럼 기쁜 호흡으로 질식할 지경이 된 채,
다만 그들의 뜻과 활동에 이바지하며 그들의 행위 안에 머물러 있는 형국이다.
내 뜻이 피조물 안에서 끔찍한 단말마의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4
내 뜻의 이극심한 괴로움이 가련한 피조물에게는
양심의 가책, 환멸, 좌절감, 십자가, 생에 대한 싫증 및
그들을 괴롭힐 수 있는 모든 것이 되게 한다.
그들이 하느님 뜻을 십자가에 못 박아
늘 임종의 가뿐 호흡 속에 있게 하는 만큼
이 뜻이 그 자신의 괴로움으로 그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그들에 대한 통치권이 없어서 달리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5
그러면 그들이 (뉘우치고) 돌아와서
그들 자신의 악한 뜻이 그들에게 가져 올 불행을 보고
하느님의 뜻과 그 고통에 약간의 생기와 휴식을 줄지 누가 알겠느냐?
11
내 뜻이 다스리지 않기 때문에, 딸아, 사회가 얼마나 무질서 한지 모른다!
그들의 영혼은 질서가 없는 집과 같아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부패한 시체보다 더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
그런데 내 뜻은 피조물의 단 한 번의 심장 박동에서도 물러가지 못하기에,
그 수많은 죄악 한가운데서 그 자신의 무한성으로 고뇌에 사로잡힌다.
12
이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거니와,
특수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즉, 수도자들, 성직자들, 자칭 가톨릭 교인이라고 말하는 이들 안에서
내 뜻은 고뇌에 사로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생명이 소멸된 듯
계속적인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오! 이것이 얼마나 더 힘든 일인지!
14
내 뜻을 혼수상태로 있게 하는 그 사람들은 신앙생활의 겉모습만을,
그 옷만을 보여 줄 뿐이다.
내 뜻을 그런 상태로 버려두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도 꾸벅꾸벅 조는 상태가 되어
빛과 선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밖으로 드러나는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속에는 하느님의 생명이 비어 있어서,
결국 허영과 자만심과 다른 피조물의 비위를 맞추는 것 따위의
허망한 연기(煙氣)로 바뀌고 만다.
나는 따라서 내 지고한 의지와 함께 그들 내부에 있으면서도
그들의 그런 일들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15
딸아, 이 얼마나 큰 모욕이냐!
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엄청난 고뇌와 임종의 가뿐 호흡 및
내 뜻이 그들에 의해 처해진 혼수상태를 느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는 그들이 내 뜻이 아니라 그들의 뜻을 이루기를 원하고,
내 뜻이 다스리는 것과 내 뜻을 아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니 말이다.
[천상의 책 - 루이사 피카레타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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