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4-어른이 읽는 짧은 동화

은빛강 2017. 10. 25. 04:13

 

?4-어른이 읽는 짧은 동화?

 

-두 여인-

 

조그만 마을에 '다래'라는 여인과 '머루'라는 두 여인이 살고 있었다.

교회를 열심히 나가는 '다래' 여인과 신을 믿지 않는 '머루' 여인이

병이나서 이웃 작은 도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였다.

 

평소 다래 여인은 보고 듣고하는 것이 많아서 많은 지식을 쌓고 살았기에

옳고 그름에 잣대 놓기를 좋아했다.

반면 머루 여인은 세상 지식이 부족하여 늘 뒤로 물러나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다래 여인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머루 여인은 친척 상가 조문을 다녀 온 뒤 열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과 이웃하여 살던 호박 여인이 그들을 위해 병문을 하기위해

병원 입원실을 찾게 되었다. 머루 여인은 여러가지 검사를 하였으나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입원 가료중일 뿐이다.

호박여인은 '백인대장의 종'이란 성경구절을 읽어주고 그녀를 위해

진심어린 기도를 해주었다.

같은 병실에 입원한 다래여인에게도 기도를 해주고 돌아 왔다.

 

귀가한 호박여인은 병문안을 마친 시간 이후로 심한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으며 사경을 헤매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어둠이 내린 늦은 밤 23시 즈음에

호박여인은 심한 고열에서 해열 되었다. 온 몸을 달구던 뜨거운 열이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호박여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머루 여인의 딸이 '혹시 간밤에 손님을 보내셨는지'여부를 물었고,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호박여인의 질문에

머루여인을 간병하던 딸이 간밤에 있었던 일들을 전해주었다.

 

호박여인이 다녀 간 뒤, 머루 여인은 좀더 심한 고열에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누군가 병실을 찾아 와서 머루여인의 침상 옆에서 하얀

수건을 깔고 고상을 세운 뒤 양쪽에 초를 켜고서 기도와

성경 '백인대장의 종'을 읽어 준 뒤, 신약성경 한 권과 묵주를 주고

돌아갔다고 정황을 설명해주었다.

 

입원실 입구에 분명 교회를 다니는 다래여인이 있음에도 그녀를

지나쳐 머루 여인 병상으로 걸어 가 기도를 해주고 떠났다는 것이다.

그가 찾아 온 시간이 바로 호박여인의 열이 떨어진 밤23시였다.

호박여인은 그의 차림새와 모습이 어떠했는지 물어 보았다.

 

그녀의 딸에 설명은 긴 고동색 드레스를 입은 남자였고 맨발에 샌들을

신었다고 했다. 분명 병원 근처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원을 떠 올렸다.

 

한편, 그역시 간밤 잠자리에 든 시각 빛이 방안을 번쩍이며 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들아, 일어나 병원으로 가서 머루 여인을 위해 기도 하거라!"

그는 목소리가 일러주는 대로 병실을 찾아 기도해 주고 말없이 돌아 갔다.

 

그런 연극 같은 일이 일어난 후 머루 여인은 모든 병이 말끔히 낫게

되어 집으로 돌아 가게 되었으나

다래여인은 알수 없는 질병으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이 아는 것이 없다고 무지하게 버려 둔 머루 여인은 집짓는

이들이 내버린 머릿돌이 되었고, 마을 사람들이 치켜 세우던 여인은

가득찬 지식으로 타인을 향한 잣대로 인하여,

집짓는 이들이 내버린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살아 있는 동안 그 잣대를 자신을 향해서 샅샅이 점검했다면 분명

모든 사람들의 고귀한 삶처럼 그녀도 고귀한 삶이 되었을 것이다.

'내 작품방 > 詩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어른이 읽는 짧은 동화   (0) 2017.11.13
새벽의 시간들  (0) 2017.11.04
3-어른이 읽는 짧은 동화  (0) 2017.10.11
윤회 - 박찬현  (0) 2017.10.09
2- 어른이 읽는 짧은 동화  (0) 201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