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박찬현 선물 이토록 귀한 날씨를 놓기 싫어 두 손으로 부여잡고 있었으나 어느 사이 서쪽 하늘에 붉은 노을만 풀어 놓은 채 사라져 가는 하루 살면서 이토록 귀한 하루를 선물 받는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다 행복 한 자락 액자에 넣어 걸어 두는 마음 2016. 8. 26. 금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8.26
여정의 소실점-박찬현 여정의 소실점 -박찬현- 네가 오르고 있는 곳 나도 지금 가련다 세상 바윗길과 벽이 무척 힘겹지만 움켜 쥔 손에 상처가 아물지 않지만 거꾸로 오르는 바윗길 멍에가 무겁지만 네가 오르고 있는 곳 나도 지금 가련다. 저 무한의 세계로 2016. 8. 23. 화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8.23
믿음 - 박찬현 믿음 수직의 담을 믿으며 한 잎 한 잎 생명을 출산하는 담쟁이 햇살이 가장 먼저 닿는 곳에 푸른 잎에 생명을 넣으며 위험한 고도를 더듬어 간다. 그토록 강인한 신뢰의 바탕은 부드러운 사랑 한 줄기뿐이었음을, 2016. 8. 17. 수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8.17
별 하나 홀로 - 박찬현 별 하나 홀로 별자리 이야기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는 텅 - 빈 밤 하늘 유년의 맑은 시냇가 들풀 위로 일렁이던 초록 반딧불이 처럼 여름 밤 하늘에 무한의 궁전을 짓고 허물며 쓴 이야기들 오늘에서야 공허한 어둠 속에서 세월의 반세기를 갈무리하네 2016. 8. 4. 목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8.04
나무 - 박찬현 나무 한낮을 태우는 시간 인적 끊어진 골목 고요만 흐르고 촌각을 다투지 않으며 살아 온 신록의 나무는 풋풋한 향기 피우며 무더위를 밀어내고 사람들을 너른 품에 안아주니 그대가 곧 자비였네 2016. 7. 27. 수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7.27
연민 - 박찬현 연민 -박찬현- 세상에 많은 것들 가볍게 내려 두고 소박한 속내만 입고 한 오라기 바람결에 볼을 부비는 사랑아, 햇살 아래 눈부신 쑥부쟁이 내 사랑아,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7.26
층계-박찬현 층계 하루를 사는 일이 층계를 오르는 일과 같다 한 층 올라서 돌아보면 한참 아래 계단의 기억이 마음을 부끄럽게도 하기에 그 마음을 추수려도 본다. 이제 얼마만큼 더 올라 가야 할지 모르지만 하루가 끝나는 날 이 층계가 영원한 곳 무지개다리 곱게 놓인 천상이었으면 좋겠다는 혼자..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6.17
미움과 용서-박찬현 미움과 용서 신열이 오르는 열 감기보다 힘든 것은 모욕을 준 이를 용서 할 수 없어 신경이 쇠약 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움은 몸 안의 독소입니다. 해독하지 않은 상태로 방치 되면 큰 병으로 옮아 가니 치료를 합니다. 바람에 꽃 대궁이 휘둘리는 것은 허약하기 때문입니다. 들풀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6.16
등-박찬현 등 어둠을 밝히기 위해 등을 높이 켜든다. 암전을 먹고 살던 아메바는 세상에 기생하고 눈 먼 불의는 부하뇌동에 철석이니 등불은 허공을 태우며 암전을 삼키고 있다. ♡ 어느 성직자의 불의와 직면한 고통을 보면서,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5.03
오월-박찬현 오월 한 해의 허리춤에 청산이 들어앉고 새들은 창공이 넓디넓다 하며 암수 비상하는데 생명을 품어 안은 풍요로운 모성의 五月이라 공손히 부르건만 혹여 나만 소중히 여기는 나오(吾)가 될까 조심스레 오월에 발을 놓느니 2016. 5. 1. 일요일 내 작품방/詩 마당 201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