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야상곡-1

은빛강 2009. 11. 29. 16:16

 

       두물머리                                                     사진: 남궁 경-알베르또 신부님 

야상곡-1

                                                  설록 박 찬 현

 

엽록소 탈취 된 나뭇잎 함께

고갈된 수분의 육신은 마른기침 비릿하게

골목 구석마다 흥건해

 

신열 오른 내 영혼

흉부를 도려 낸 고통을 망각 한 채

겨울비 속을 쏘다니며

 

저승 문을 부여잡고

오라비 애끓는 亡父歌

재가 된 베옷이 진혼곡으로 태어나

땅 끝에서 포말로 밀려오는

 

기계로 작동하던 아버지 폐부

그 가슴에 귀 바싹 기울여

심장박동인줄 오래도록 착각한

주야장천 길게 늘어진 밤, 그리운 잔상

 

그렇게 오라비와 나는

전화기 속에 백야를 만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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