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구석기 김종제
나비 한 마리
고목에 붙어서
밤새도록
날개를 흔들고 있다
어제 타고 남은 재를
온몸의 부채로 살려놓고
허공을 불지르고 있다
매캐한 어둠의 연기에
눈물 흘리는 동안
불이 확 붙어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산자락으로 강가로
흙속으로 물속으로
불이 번져가는데
도대체 막을 길이 없다
더 태워버릴 것이 없을까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불 위로
꽃잎이 뚝 떨어진다
불이 사그라지고
날이 환하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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