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모악母岳

은빛강 2010. 5. 11. 09:03

어미란
씨를 받아
자궁에 품고 있다가
배를 가르며 
세상밖으로 내어놓는 
큰산이다
예전에 엄뫼였는데
모악이라고 하는 산이 있다
아기 안고있는 어미다
산기슭에 앉혀놓은 
교회 십자가도 보이고
산자락에 세워놓은
성당의 종소리도 들리고
산봉우리에 눕혀놓은
산사의 향내도 맡을 수 있다
배가 고픈 어린 자식에게
저고리를 풀어헤치고
젖을 꺼내 물리고 있는 것이다
봄의 춘화春花부터 
겨울의 폭설까지
여름의 폭우부터
가을의 과실果實까지
눈물부터 핏물까지 삼키고
살 떼어준 친어미다

출처 : 구석기와 함께 시(詩)를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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