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새벽

은빛강 2010. 5. 7. 22:36

새벽

 

구석기 김종제

 

나비 한 마리
고목에 붙어서
밤새도록
날개를 흔들고 있다
어제 타고 남은 재를
온몸의 부채로 살려놓고
허공을 불지르고 있다
매캐한 어둠의 연기에
눈물 흘리는 동안
불이 확 붙어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산자락으로 강가로
흙속으로 물속으로
불이 번져가는데
도대체 막을 길이 없다
더 태워버릴 것이 없을까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불 위로
꽃잎이 뚝 떨어진다
불이 사그라지고
날이 환하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메모 :

'시향을 창가에두고 > 詩하늘 詩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모악母岳  (0) 2010.05.11
딸에게--김용화  (0) 2010.05.08
지하철 안에서--柏堂 김기진  (0) 2010.05.06
햇빛이 말을 걸다 --권대웅   (0) 2010.05.05
[스크랩] 꽃밥  (0) 201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