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17호 종이강에 그린 詩]處 暑/시골길.84-안명호

은빛강 2010. 8. 9. 11:21

[제17호 종이강에 그린 詩]

 

處 暑-시골길.84

안명호

 

처서의 문턱에

천지가 서늘해 지기 시작하며

매가 새잡기 쉴하다는 절기

하늘은 높푸르러 맑고

논벼가 익어가는 처서

들녁의 햇살은 따갑게 여물고 있다

「건너와 보니 절터」란 말이 맞나

이토록 거짓없는 흙에 살며

등에 허물이 벗도록 가꾼 터전에

그 무더웠던 여름을 식히는 가을이 있다

 

「때 아닌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는 처서에

돼지감자의 울타리는

사료밭에 자라고 있다

 

전화로 헐벗었던 산골짜기는

아른한 기억속에 남고

윤회생사를 알림인가

무성한 숲에 와

쿠-쿠루-쿠쿠 우는 산비둘기가 있다

 

오늘도 굴뚝 저녁연기가

전우가 누웠던 산비탈을 기어 오르고

그때 승가람마의 이름이며

묻혔던 주춧돌까지도

하나 둘 찾아 내는 마을이 있다

 

꿈을 푸는 시골

두레박이 깊을수록 찬 샘물 솟는 처서에

가을을 여물리는 시골길이 있다.

 

[志松 안명호시집 고향바람-1994년]에서 발췌

 

안명호선생님 연보

-대전 출생

-국립대전사범대학

-국립공주사범대-국문과

-백지/과수원동인/시혼 주간

-현대시학 시 추천완료

-문교부장관상 수상

-충청남도문화상(문학부문) 수상

*시집

-바람 쉴 고개/제1집

-먹을 갈면서/제2집

-시골길/제3집

-고향바람/제4집

*저서

-분단현대문학

*94년당시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백지시문학회장

-국제펜클럽

-대전직활시교육청 장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