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자동차-크라이슬러 에어플러

은빛강 2010. 8. 31. 18:32

크라이슬러 에어플로

크라이슬러의 에어플로(Airflow)는 유선형이 도입된 미국 최초의 양산차량이었다. 크라이슬러는 에어플로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를 내놓으면서 면모를 일신했지만, 판매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에어플로의 차체 형태는 공기역학과 차량 성능과의 관계에 대한 엔지니어 칼 브리어(Carl Breer)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칼 브리어는 다른 엔지니어 프레드 체더(Fred Zeder), 오웬 스켈톤(Owen Skelton)과 함께 비행기의 발명자 라이트 형제 중의 한 사람인 오빌 라이트(Orville Wright)가 설립한 회사에서 풍동실험을 하면서 공기저항을 줄이는 차체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들은 그 연구를 통해서 1930년대 초까지 일반적인 차체 형태였던 엔진과 객실이 나뉜 구조에 상자형의 차체 형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50여 대가 넘는 모형의 풍동실험을 통해 차체 형태뿐 아니라 차축과 객실의 배치 등에 따라 주행저항과 공기저항도 늘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단지 외형을 매끈하게 다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보다 종합적인 구조 변경을 통한 새로운 차량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크게 경사진 앞 유리창과 곡선형으로 구부러지면서 경사진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 앞바퀴를 완전히 덮는 형태의 앞 펜더, 그리고 뒷바퀴를 매끈하게 덮는 커버 등으로 혁신적인 형태를 가진 에어플로를 완성하게 된다.

 

한편 당시는 아직 곡면 유리창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 시대였다. 당시 자동차들은 한 면으로 이루어진 평면형 유리창이 수직에 가까운 경사로 설치돼 있었다. 그에 반해 항공기 캐노피처럼 두 장의 유리창을 V 형태로 맞붙여 설치한 에어플로어의 앞 유리창은 혁신적인 이미지와 공기저항 감소를 이룩하게 된다. 이후 에어플로는 도요타와 볼보의 차량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혁신적인 디자인은 때마침 전 세계를 휩쓸던 경제공황으로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구상(한밭대학교 공업디자인전공 교수)
구상 교수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8년부터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997년까지 크레도스를 비롯한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를 나온 뒤 지금까지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100년], [자동차 이야기], [운송수단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비밀] 등 10권이 넘는 자동차 디자인 관련 책을 썼으며, 지난해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소재로 한 소설 [꿈꾸는 프로메테우스]도 발간했다.

기획 월간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