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자동차 - 랜드로버 시리즈

은빛강 2010. 8. 31. 18:42

랜드로버

랜드로버는 지프 다음으로 오래된 4륜구동 차량이다. 첫 번째 시제품이 1948년에 모리스 윌크스에 의해 제작되었는데,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남겨진 미군이 사용하던 지프의 차대 위에 알루미늄을 이용해서 차체를 만들었다. 차체에 강철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한 것은 전쟁 직후 산업계에서 강철이 부족한 반면, 폐기된 비행기에서 나온 알루미늄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녹슬지 않으면서도 가벼운 차체를 가지게 되어, 이것은 랜드로버만의 장점으로 남게 되었다. 한편 차체 색 역시 잉여 군수물자로 남은 페인트가 주로 쓰이게 됐었는데, 그러한 이유에서 대부분의 초기 차량들이 밝은 녹색 계열의 색으로 생산되었다. 이것은 곧 초기 랜드로버 차량의 특징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재료의 제약에 따라 랜드로버는 상자형 디자인으로서 미국의 지프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구분되는 차체 디자인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아프리카 등의 오지 탐험용 차량으로 사용되는 등, 녹슬지 않으면서도 가벼운 차체의 기능적인 특징을 활용한 차량이 된다.


이렇게 시작된 랜드로버는 영국의 워윅셔에 근거를 둔 4륜구동 전문메이커였으나, 지금은 인도 타타자동차 소유의 재규어&랜드로버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랜드로버라는 이름은 1948년의 암스테르담 모터쇼에 출품됐던 전천후 4륜구동 차량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인데, 지금은 브랜드로 쓰이고 있다.

 

 

 

구상(한밭대학교 공업디자인전공 교수)
구상 교수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8년부터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997년까지 크레도스를 비롯한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를 나온 뒤 지금까지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100년], [자동차 이야기], [운송수단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비밀] 등 10권이 넘는 자동차 디자인 관련 책을 썼으며, 지난해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소재로 한 소설 [꿈꾸는 프로메테우스]도 발간했다.

기획 월간 <디자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산과 들을 맘껏 달릴 수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름난 피서지보다 나만의 휴양지를 찾는 이들에게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가 제격이다. 시판중인 SUV 가운데 길이 아닌 곳(오프로드)도 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차다.

디스커버리4는 배기량 5000cc 8기통 가솔린 엔진모델과 2700cc, 3000cc 디젤모델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중간급인 3000cc 디젤차다.

외부 디자인은 성냥갑을 연상케 할 정도로 직선 일색으로 남성적이다. 전고가 1.8m가 넘는 1888mm로 대형 SUV로 분류되는 BMW 'X5'(1776mm)보다 1m 이상 높다. 폭도 2m이상으로 주차장에 세워두면 꽉 찰 정도다.

큰 차체 덕분에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보통의 7인승 SUV는 비좁다는 인상이 들지만 디스커버리4는 7명이 다 타도 부족하지 않다. 전고가 높은 만큼 높이가 있는 화물들도 자유롭게 적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실내는 겉모습과 달리 고급스럽다. 베이지색 가죽시트의 질도 수준급이고 우드 그레인을 적절히 사용해 품격을 더했다. 주목할 부분은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있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이다. 일반 도로와 산악지형, 노면이 미끄러운 길 등 도로 상황에 따라 레버만 돌리면 자동으로 주행방식이 바뀐다. 또 내리막길 주행제어장치(HDC)와 차체 흔들림을 잡아주는 롤링 억제장치(RSC)등 첨단 장치도 고루 갖췄다.





디젤차임에도 시동 및 가속시 엔진소음은 없는 편이다. 2톤이 넘는 육중한 몸집에 비해 가속능력도 좋은 편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도 10초 안팎에 불과하다. 최고 245마력(4000rpm), 최대토크 61.2㎏·m(2000rpm)를 내는 트윈터보 엔진은 15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특히 고속으로 곡선도로를 달릴 때도 차가 몸을 감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하다. 단 서스펜션(노면의 진동이나 충격을 흡수장치)이 민감해 울렁거리는 느낌을 준다.

편의장치도 상위급인 '레인지로버' 못 지 않게 훌륭하다. 특히 5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360도에 가까운 시야가 확보된다. 오프로드나 좁은 구역 주차시 진가를 발휘한다.

이밖에 벤츠 S클래스에서 볼 수 있는 하만 카돈 프리미엄 오디오가 탑재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가격은 8990만원이며 연비는 리터당 9.6Km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10Km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