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자동차 -이세타

은빛강 2010. 8. 31. 18:44

이세타

이세타는 4인승 모델이 나오기도 했지만, 오리지널 모델은 2인승으로 176cm 길이에 152cm 폭을 가진 대단히 작은 차다. 경승용차의 절반 크기보다도 작다. 이 차량은 이탈리아의 ISO사가 처음으로 개발했고, 독일의 BMW가 소유권과 생산에 필요한 금형설비를 사들였다. 그 뒤 BMW와 영국의 던스폴드(Dunsfold)라는 회사가 생산했다.

 

공원의 벤치처럼 직선형으로 만들어진 2인용 운전석 좌석은 길이가 112cm다. 1미터가 조금 넘는 의자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는 구조다. 초기 모델의 이세타는 뒤쪽은 둥그스름하게 말린 랩 어라운드 글래스(wrap around glass)로 되어 있고, 옆쪽은 삼각형 모양의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마치 전투기의 캐노피(canopy)를 닮은 모양이었다. 245cc 배기량의 BMW 공랭식 모터사이클 엔진을 달고 있었지만, 1956년에는 배기량을 298cc로 키우면서 이세타 300으로 발전한다.

 

이세타의 연료탱크에는 약 13리터가량의 연료가 들어갔고, 5.5리터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했으니, 1리터 당 약 18km를 간 셈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85km였다. 나중에 만들어진 이세타 300을 자세히 보면 사실은 4륜차다. 옆에서 보면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 뒷바퀴는 뒤에서 보면 약 52cm 간격으로 떨어져서 두 개의 바퀴가 있고, 그 사이에 짧은 차축과 액슬 하우징(axle housing)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더 커진 차체에 4인승으로 개량된 BMW 이세타 600이 나오기도 했다.


특이한 것은 자동차로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 앞쪽에 하나만 달려 있다. 그래서 앞부분에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해 위로 탈출하도록 윗부분이 열린다. 이세타는 가장 기본적인 이동수단으로서 전후 유럽, 특히 독일의 재기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구상(한밭대학교 공업디자인전공 교수)
구상 교수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8년부터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997년까지 크레도스를 비롯한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를 나온 뒤 지금까지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100년], [자동차 이야기], [운송수단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비밀] 등 10권이 넘는 자동차 디자인 관련 책을 썼으며, 지난해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소재로 한 소설 [꿈꾸는 프로메테우스]도 발간했다.

기획 월간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