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48호 종이강에 그린 詩]-집안集安 단상.1-박명용

은빛강 2010. 9. 12. 19:43

[제48호 종이강에 그린 詩]

 

집안集安 단상.1

-노상주점에서

박명용

 

한 마디 말이

그렇게 따뜻한 건 처음이다

초라한 차림새

억센 북쪽 사투리면 어던가

내 고향 경상도 울진을 생각하여

당장 손해를 보면서도

아들 하나를

조선족 학교에 보냈다는 문씨의

피묻은 말

한잔 술도 사양하고 동정도 거절하는 눈빛

거창하거나 논리정연한 말보다

몇 배나 미덥다

자전거 폐달을 돌리는 발이

저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