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종이강에 그린 詩]
한 줌의 밥을
전재성-제노비아
삶의 즐거움 중
무시 못할 식욕 때문에
뜻 없이 시계만 보다가
때 이른 식간食間에
어린애 되어
한 줌의 밥을 안고
행복감에 젖어진다
밑 바닥에 깔린 밥그릇이
아쉽기만 하는데
너무도 꿀맛 같아
씹는 것도 잊는다
허기진 공간이 아득하여
고통만큼이나 힘들구나
내 초라한 모습과
뭉개진 체면이
푼수가 되어
부엌을 맴돌다 날은 저물고
보고도 못먹는 서러움 [90년 3월]
*시집[한 가닥 불꽃을 안고] 중에서
*전재성 시인님이 깊은 병환을 극복하시며 그 여백에 쓰신 시집입니다.
-이 시집을 마음에 그려 넣으면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인간의 고뇌와 번뇌는 여러 종류이긴 하지만, 각 사람에게 맞닥뜨리는 힘겨운 일은 그 각 사람에게 크나 큰 아픔이기에...
새로 난 머리 올은 하얀 파도를 인 세월이셨지만 고운 자태 안으로 흐르는 그분의 아픔은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아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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