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호 종이강에 그린 詩]
내일은
박찬현
창가에 드리워진 발 사이로
황금 햇살 직조로 짠 카펫
그 위로 가볍게 지나가는
내 유년의 그림 조각들
오래 잊었던 그리움
세월 벽장에 넣어 둔 낡은 사진
양 갈래로 땋은 머릿결 너머
이름조차 가물 해 진 설레 임들
간만의 달콤한 여유에
해묵은 책갈피에서 시간 압축한
네잎클로버 그 속에 꿈으로 비상하던 그림
지금은 모습 간데없이 추락한 것들
도서관에 얌전히 앉은 책들이 삶이란 문을
열어주는 줄 알았던 시절
초조한 시계 추아래서 조석의 빛과 그림자 찾고
왕소금에 절인 현실은 양심 앞에서 곧게 서려 애 쓰고
기진해 잡은 것은 웃기는 광대
홀로 삼켜야 하는 것들이 그래서 많아졌다
드리운 햇살 사라지고
가엾은 유년은 꼭꼭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내일은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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