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박찬현
나의 하늘이
몽땅 타 버렸다
스카이 블루 색상이
왕창 사라졌다
칙칙한
잿빛 공간 막막해
총총 땋아 내린
일곱 살 유년에 핀 꿈
실낱같은 뿌리 한 오라기 없이
나의 하늘 사라졌다
기쁨의 포말은 흩어지고
희망의 주검을 가슴에 매장 했다
나의 하늘이 왜 죽었는지
그 하늘을 내가 죽였는지
모른다
아무것도...
그저 공허한 비수를 꽂고 있을 뿐
여름 끝 장마
박찬현
억세게 퍼 붓는
굵은 빗방울은
우산의 천을 뚫고
적셔진 얼굴에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헝클어진 채
단말마 외침도 자르고
인체의 한계를 시험하던
근로 현장
근육둘이 아우성치며
통증들은 모르핀 갈급한다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마음들 착취에
차가운 빗물에 혼절하는 시간
거세 된 추억
그것이 기쁜 것들이었는지
그것이 슬픈 것들이었는지
모른 채 주검이 된 빈자貧者
이승의 마지막은 망각의 시간 이었을 뿐
남겨진 것이 없는 넝마
여름이 슬피 울며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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