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제50호 종이강에 그린 詩]-장례식-박찬현/여름 끝 장마-박찬현

은빛강 2010. 9. 12. 20:18

 

 

장례식

박찬현

 

나의 하늘이

몽땅 타 버렸다

 

스카이 블루 색상이

왕창 사라졌다

 

칙칙한

잿빛 공간 막막해

 

총총 땋아 내린

일곱 살 유년에 핀 꿈

 

실낱같은 뿌리 한 오라기 없이

나의 하늘 사라졌다

 

기쁨의 포말은 흩어지고

희망의 주검을 가슴에 매장 했다

 

나의 하늘이 왜 죽었는지

그 하늘을 내가 죽였는지

모른다

아무것도...

 

그저 공허한 비수를 꽂고 있을 뿐

 

 

여름 끝 장마

박찬현

억세게 퍼 붓는

굵은 빗방울은

우산의 천을 뚫고

적셔진 얼굴에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헝클어진 채

 

단말마 외침도 자르고

인체의 한계를 시험하던

근로 현장

근육둘이 아우성치며

통증들은 모르핀 갈급한다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마음들 착취에

차가운 빗물에 혼절하는 시간

 

거세 된 추억

그것이 기쁜 것들이었는지

그것이 슬픈 것들이었는지

모른 채 주검이 된 빈자貧者

이승의 마지막은 망각의 시간 이었을 뿐

남겨진 것이 없는 넝마

여름이 슬피 울며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