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제57호 종이강에 그린 詩]-오늘-박찬현

은빛강 2010. 9. 16. 23:19

[제57호 종이강에 그린 詩]

 

오늘

박찬현

 

갑옷을 껴입고 오늘과

대적을 하는 칼날은 서슬 퍼렇고

온몸을 씻어 내리는 구슬 땀

안구를 절이는 왕소금 푼 물

한 치의 양보가 숨을 거두어 가는

검은 바람 사자(死者)의 마차(馬車)

파리한 주검들 사이에서

비릿한 냉기를 들이킨다

점잖은 것이나, 온유한 것이나

벼리어 둔 칼날을 피해 갈 수 없는 법

정당한 값을 치루고

미련부스러기조차 남기지 않은

나는 흙에 섞일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