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호 종이강에 그린 詩]
사색의 그림자
박찬현
저마다 생각의 깊이와 방향은
매우 달랐다
저마다 미워하고 곡해하던 모양새도
서로 알지 못했다
저마다 강한 개성은 심연에서 배어 나온
그 색상이 원초적으로 달랐다
삶을 피폐하게 만든 그를 혈흔 자국인양
많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삶의 누를 끼친 그는
우주를 덮을 기세로 증오가 증기를 뿜었다
이제야 알았다
그 모두를 향한 끈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 끈을 놓지 못해 얽힌 오랏줄에 사족이 묶였었다
그를 놓아 주리라
그동안 편협에 감겼던 눈
그의 증오가 열기를 뿜으며 먼 터널로 달려가고 있다
소통의 언어는 애시 당초 부재중 이었다
짚신을 삼아 주겠다던 머리 올은 존재하지 않았다
너무나 무거운 짐을 오래 버티어 온 세월
어리석은 초상을 성찰하는 아침
'내 작품방 > 詩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0호 종이강에 그린 詩]-장례식-박찬현/여름 끝 장마-박찬현 (0) | 2010.09.12 |
---|---|
[제42호 종이강에 그린 詩] 늪의 번뇌-박찬현 (0) | 2010.09.06 |
[제28호 종이강에 그린 詩]적멸-박찬현 (0) | 2010.08.22 |
앓이-박찬현 (0) | 2010.08.20 |
삼복 더위 속에-박찬현 (0) | 2010.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