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앓이-박찬현

은빛강 2010. 8. 20. 07:27

앓이

박찬현

 

내 몸에 붉은 등 하나

속 앓이

머리앓이

더러 배앓이

 

살아 있기에 붉은 등은 켜진다

그러나 마음 앓이

좀처럼 멸균되지 않는 존재

염증은 신열을 동반하고

굴곡 짙은 왕소금길

 

건조한 스트레스 삶이 감겨진 나이테

그 나무가 완성되어 간다

부실하고 깊지 않은 뿌리

나를 닮은 나무들 숲으로

누우러 간다

 

앓이의 실체를 지워버릴 때가

오고 있기에......,

 

 전자시계의 초침이 깜박거릴 때마다

나는 살아 왔음에 감사드린다.

좋은 것, 그다지 좋지 않은 것, 매우 나쁜 것,

그 모든 길을 지나 올 수 있었음에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 버린 것 등이 있다.

그리고 깜박이는 초침은

현재를 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아주 빠르게 공존하듯 뒤 섞인 듯 그렇게 초침은 가고 있다.

나에게 지금 초침은 삶의 미련을 지우는 것이다.

주어진 한계의 시간에 그저 감사하며

산다.

되도록이면 마무리 하는 하루 끝에서 후회 하지 않을 시간이 혹 되려고

허나, 늘 모호 한 것 같으면서도 잘못은 걸러 나와 마음을 어설프게 한다.

초침을 보고 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