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제36호 종이강에 그린 詩]사색의 그림자-박찬현

은빛강 2010. 8. 31. 11:59

[제36호 종이강에 그린 詩]

 

사색의 그림자

박찬현

 

저마다 생각의 깊이와 방향은

매우 달랐다

 

저마다 미워하고 곡해하던 모양새도

서로 알지 못했다

 

저마다 강한 개성은 심연에서 배어 나온

그 색상이 원초적으로 달랐다

 

삶을 피폐하게 만든 그를 혈흔 자국인양

많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삶의 누를 끼친 그는

우주를 덮을 기세로 증오가 증기를 뿜었다

 

이제야 알았다

그 모두를 향한 끈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 끈을 놓지 못해 얽힌 오랏줄에 사족이 묶였었다

그를 놓아 주리라

그동안 편협에 감겼던 눈

그의 증오가 열기를 뿜으며 먼 터널로 달려가고 있다

 

소통의 언어는 애시 당초 부재중 이었다

짚신을 삼아 주겠다던 머리 올은 존재하지 않았다

 

너무나 무거운 짐을 오래 버티어 온 세월

어리석은 초상을 성찰하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