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제99호 종이강에 그린 詩]-종소리-박찬현

은빛강 2010. 11. 23. 01:30

[제99호 종이강에 그린 詩]

종소리 -박 찬 현

 

 

 

종소리

박찬현

 

 

사랑이 떠난 공허한 공간에

침묵은 오래된 바람이 되어

흐름을 멈춘 정적

그 자락에

 

둔탁한 저음 타고

예리한 고음의 메스

한 줄

주 - 욱 긋고

꼬리 감춘 곳에

 

아린 사랑의 기억이

찢겨진 오랜 침묵 속에서

살얼음을 깨고 걸어 나와

반짝이는 비늘을 털며

조각조각 흩어져 팔락이는

 

 

은은한 바람을 타고

은빛으로 이루어 낸 종소리

사랑으로 눈을 뜨는 천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