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눈이 내려서...,

은빛강 2010. 12. 28. 12:16

 눈이 내려서...,

 

늘 약속이 잡혀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시간을 다투고 으름장을 놓으며 내 앞을 어슬렁거리면

나는

반려견을 안고 시간 위에서 뒹군다.

이 아이의 모견은 지금 달걸이를 해서 긴 줄에 묶어 겪리 시켜두었다.

오랜시간

앓아 온 세월의 병이

마음마저 옭아 매려 들 때

시린 것들이 더 파고든다. 온 몸으로......,

이번 구제역 소식을 들으며 마음이 아프다.

어느 농가 주인은 마지막 소 여물을 주며 눈물을 훔치던 장면,

그 어미 소와 송아지도 땅에 묻어야 한단다.

지구상에 덮친 재앙같은 바이러스들,

순한 가축들이 무엇이 죄가 있겠는가,

모두 우리 인간이 자연을 거스른 일들인데,

저 흰눈이 아픈 영혼들 위로하며 포근히 덮어 주길 기도 해 보는 오늘이다.

아픈 이만 알고 있는 통증과 슬픔이다.

 

대지 위에 싱싱한 생명들이 다시 태어나길 기도하며,

'내 작품방 > 오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과 망각사이  (0) 2011.01.05
걸레  (0) 2010.12.30
2010년 성탄   (0) 2010.12.28
구멍난 나뭇잎  (0) 2010.12.23
한 해 마무리  (0) 201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