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포드-2

은빛강 2011. 2. 6. 18:46

포드의 전설적인 슈퍼카 'GT90'




포드가 최고의 창의력을 모아 빗어낸 보기 드문 명작으로서 전통적인 제작기술을 빌리지 않은 전형적인 슈퍼카이다. 간단한 문자와 숫자만으로 짜여진 차의 이름 또한 독특하다. 


1963년 포드자동차의 사장인 헨리 포드2세는 두려움 없이 무엇이나 도전할 수 있는 의욕에 넘쳐 있었다. 정략적이고 과감한 포드 2세는 대담한 연구과제를 내렸던 것이다. 당시 레이스 트랙을 주름잡던 페라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슈퍼카부문의 세계정상인 이태리의 페라리는 미국 포드와 자존심 싸움을 시작했다.


결국 포드는 독자적인 슈퍼카 GT40을 만들어 이듬해 64년에 첫선을 보였다. 포드 GT40의 ‘40’은 차의 높이가 40인치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면서 기호였다.

영국에서 만든 GT40은 V8기통, 4,200cc의 미드십 엔진으로 직선코스에서 시속 320cm로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64년의 르망 24시간 레이스 데뷔전에서 GT40은 참패했다. 페라리가 1~3위를 휩쓸어 GT40을 일방적으로 밀어냈다. 65년의 르망 레이스에서도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그 뒤 포드는 GT40의 개조작업에 돈을 쏟아 부었다.


그로부터 2년 뒤 놀랍도록 아름다운 GT40은 내구 레이스에 적합한 차로 탈바꿈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배테랑 드라이버인 맥라렌과  에이먼이 배기량을 7,000cc로 늘린 GT40을 몰고 66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때 GT40은 6년에 걸친 페라리의 연승에 종지부를 찍어 주었다. 이 해에 포드 GT40은 미국의 데이토나와 세브링의 내구레이스에도 잇따라 출전하여 우승했다.

더구나 르망에서는 66년에서 69년까지 4연승을 거두는 위업을 이룩했다. 페라리가 무너지면서 GT40의 최대 라이벌은 포르쉐로 바뀌었다.


모터 스포츠계의 전설적인 경주차 GT40에 태어난 지 40년만에  미래를 이어 받을 첨단 스포츠카 포드 GT90이 등장했다. 그 이름에서도 GT40의 전통을 이어받았음을 알 수 있다.  GT90이 던지는 느낌은 지금까지의 디자인과는 성격을 달리하지만 어느 부분은 GT40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넓은 입, 보네트와 옆구리에 난 공기 흡입구가 그런 보기다.

 

 

포드의 슈퍼카 '인디고'

 



포드는 9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로드스터 형태의 새 고성능 컨셉트 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차의 이름은 `인디고(Indygo)` 이다. 미국의 최고의 권위와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인디에너 폴리스 500마일 레이스 출전의 경험을 살려 개발한 차다.


오래 동안 인디 레이스에 참가해 온 포드는 통산 260회의 우승을 자랑한다. 이 차는 디자인실에서 차로 완성되기까지 단 6개월이 걸렸다. 포드 디자인을 이끄는 젝 텔네크는 “이 고성능 스포츠 컨셉트카를 개발하면서 다른 차들과 다르게 만들려고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불가능한 차를 창조하길 원했어요. 인디고의 매력적인 스타일링은 레이스의 정수(精髓)인 동시에 도로주행을 위한 실질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랑프리(GP)의 F1 레이스카를 경주차를 연상시키는 인디고의 스타일링은 영국 디어본에 위치한 포드의 스타일링 스튜디오에 근무하는 영국인 디자이너 마크 아담스와 존 하트넬이 담당했다. 인디고의 몸체는 카본 파이버와 글라스 파이버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차체는 크고 무겁게 보이는데도 1천43kg 밖에 안 된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조화된 인디고의 색상은 호주태생의 젊은 디자이너 샤린 래버포트가 담당했다.


도어(Door)는 45°각도로 비스듬히 열리는 걸윙 타입으로서, 열리는 모양이 곤충을 연상시킨다. 검은 가죽으로 감산 운전석은 단순하고 기능적으로 디자인되었다. 4점식 벨트가 달린 버켓시트는 운전자를 단단하게 받쳐주고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을 달았다. 뒤쪽의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사이드 밀러는 좌우로 길게 뻗어 있다. 인디고에는 V형 배열의 6 기통에 배기량 3.000cc 엔진 2개를 연결한 V형 배열 12 기통에 435마력의 최고출력으로 최고시속 326km를 낸다.

포드코리아는 중형 세단인 2011년형 퓨전을 5월께 한국에 출시한다. 2008년 몬데오가 철수한 지 3년여 만이다. 미국엔 2.5ℓ와 3.0ℓ,3.5ℓ,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있지만 국내엔 2.5ℓ와 3.0ℓ모델을 들여온다. 미국 LA에서 퓨전 3.0ℓ 모델을 시승했다.

퓨전은 소형차 포커스와 함께 포드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모델 가운데 하나다. 2008년 초 처음 나온 5인승 중형 세단으로 '2010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엔 21만9219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개선된 연비에다 포드유럽의 영향을 받아 개선된 디자인 등에 힘입어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닛산 알티마,현대차 쏘나타 등과 함께 중형 세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외관 디자인은 연비 향상을 위한 공기역학적 고려와 함께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런 분위기를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줬다. 앞부분에선 힘이 느껴지는 돔 후드와 낮아진 그릴 위치 등이 눈에 띄었다. 포드 관계자는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갈망하는 고객들에게 어필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에선 변속기와 도어 손잡이,핸들,오디오 조작버튼 등에는 살짝 금속 느낌을 줬고 핸들과 변속기,시트 등은 고급스런 가죽으로 감싸며 대조를 줬다. 현대미와 고급미,스포티함과 편안함을 함께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였다.

LA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탄탄한 차라는 느낌이 강했다. 3.0ℓ 듀라텍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는 속도를 부드럽게 끌어올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고 서스펜션도 단단했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전자에게 적합해 보였다. EPAS(전자식 파워 보조 스티어링)는 정확한 스티어링을 지원했다. 주행성능 향상은 물론 조향장치가 엔진보다 전자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포드 측은 소개했다.

포드의 음성인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는 볼수록 매력적이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전화걸기와 내비게이션 검색,라디오 선국,음악파일 재생 등이 모두 가능했다. 예를 들어 "I'm hungry."라고 말하면 내비게이션에서 근처 식당 리스트를 보여주는 식이다. 한글화가 안 돼 국내 도입 모델의 경우 영어로 이용해야 하고 그마저도 내비게이션 음성인식은 안 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포드 본사의 앤드루 프릭 아시아 · 태평양 세일즈 책임자는 "미국차에 대한 과거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만큼 품질과 성능을 개선했고 미국시장에선 이미 소비자들로 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며 "가격 대비 가치가 좋은 차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포드는 한국 내 퓨전 가격은 도요타 캠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할 계획이다. 2.5ℓ 모델은 35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괜찮은 차인 2011년형 퓨전의 성패는 결국 포드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좌우할 게 분명하다. 달라진 포드로 인정받는다면 일본차와 경쟁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포드 CEO,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

최종수정 2011.02.17 07:00기사입력 2011.02.17 07:00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래니 CEO(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미시간주 디어번 소재 포드자동차 본사 사옥 11층. 이른바 '선더버드 룸'이 있는 곳이다.

이는 창문 하나 없는 회의실로 앨런 멀랠리(65) 최고경영자(CEO)가 목요일 아침 7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최고 임원 15명과 머리를 맞대는 공간이다. 멀랠리 CEO의 의사결정은 방대한 데이터와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금융위기 당시 포드에서는 한 달 평균 20억 달러(약 2조2400억 원)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포드가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은 멀랠리 CEO가 2006년 포드 자산을 담보로 확보해놓은 230억 달러 덕이다. 이렇게 해서 포드는 파산과 연방 정부의 구제금융을 피해 갈 수 있었다.

멀랠리 CEO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볼보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매각했다. 그는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가진 회견에서 "포드가 자잘한 파이를 포기한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잘한 일이었다"고 자평하기도.

멀랠리 CEO는 포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인력의 절반을 줄이고 남은 인력의 임금을 삭감했으며 복지혜택도 축소했다. 이를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오히려 '디트로이트의 유일한 슈퍼스타'로 불렸다.

멀랠리 CEO는 임원들에게 자사의 약점이 소형차·아시아 시장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며 '하나의 포드' 전략으로 세계 곳곳에 흩어진 인력이 서로 제휴하게 만들고 공동 부품 사용으로 브랜드와 차종을 크게 줄였다. 이런 식으로 수백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

포드는 최근 7분기 연속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2008년 11월 19일 주당 1.26달러였던 포드 주가는 지난달 27일 18.79달러에 이르렀다. 9년 사이 최고치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서 37년 간 일한 뒤 2006년 포드 CEO로 발탁된 멀랠리는 1945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태생이다. 그는 이후 어머니의 고향인 캔자스주 로렌스에서 성장했다. 17세 당시 그는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도전정신에 크게 감명 받았다고.

캔자스 대학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그는 1969년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졸업했다. 1982년에는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1969년 캔자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보잉으로 발 들여놓은 멀랠리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보잉기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윽고 보잉의 상용 항공기 부문을 이끌다 CEO 자리에 오른 뒤 2006년 9월 포드로 자리를 옮겼다.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멀랠리 CEO는 테니스·골프·독서가 취미다.  이진수 기자 commun@

 

미국차, 겸손을 배우다…포드 '신형 포커스' 시승기

LA=이진석 기자 genatrix@chosun.com

포드가 올 하반기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준중형차 신형 포커스에서는 전통적인 미국차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4년 만의 신형은 기존 미국에서 개발한 포커스를 버리고, 유럽의 포드 개발본부에서 만든 모델을 미국 시장에 맞게 개량했다. 차체 외관과 동력성능 등 차량의 기본적인 요소에는 유럽 시장에 걸맞은 효율성을 담았고, 다양한 편의사양은 일본과 한국의 동급 모델에 견줄만 하다.

포드는 지난달 27~28일(현지시각) 양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한국, 중국, 캐나다, 호주, 남아공 등 해외 언론을 대상으로 신형 포커스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포드의 임직원들과 개발진은 겸손했다. 새 차를 만들기만 하면 미국에서 일정 수요 이상이 보장되는 과거와는 달라진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신차의 좋은 점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차량의 상품성도 포드의 기존 차량들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포드 신형 포커스의 외관. 포드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주도적으로 개발을 도맡았다./LA=이진석 기자



◆ 외관·편의사양 뛰어나…韓·日 경쟁모델 ‘한 판 붙자’

먼저 포커스의 경쟁상대를 보자. 포커스는 아시아가 대결 상대다. 미국에서 준중형 등급에서는 도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시보레 크루즈(국내명 라세티프리미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루즈 또한 한국의 GM대우에서 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중형 시장은 한·일 업체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포커스는 2004년까지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다가 이들 업체의 신차에 자리를 내주고 판매량이 점차 줄었다.

포드는 새로운 포커스를 만들면서 사활을 걸었다. 이 차는 포드의 글로벌 개발전략인 ‘원 포드(One Ford·포드의 연구개발 자원을 하나로 응집해 출시차종의 차체 뼈대 등을 공유하는 것)’에 따라 전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제품이 되어야 했다. 신형 포커스는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 세계 각 국에서 생산되며, 포드가 진출해 있는 모든 국가에 판매된다.

고심 끝에 출시된 신차는 유럽과 아시아 자동차업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느낌을 준다. 디자인은 기존의 투박했던 모습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포커스는 해치백(차량 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과 세단 2종류가 나오는데, 전체적인 외관의 짜임새, 전면부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선처리, 공기역학구조를 고려한 세부 디자인, 전조등과 후미등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성도가 무척 빼어나다.

포드 신형 포커스의 외관. 포드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주도적으로 개발을 도맡았다./LA=이진석 기자



편의사양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주차보조시스템과 정속주행 기능인 크루즈컨트롤을 장착했다. 6개의 스피커가 장착된 오디오 시스템은 소니(SONY)다. 포드의 차량용 음성인식 텔레매틱스 기능인 싱크(SYNC)는 운전자의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는 물론 차내 온도조절까지 가능하게 해 준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포드는 늦어도 2015년까지 한국어를 비롯한 주요국 언어를 추가로 싱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실내공간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경우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좁다. 성인 5명이 탑승하기에는 비좁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 인테리어는 한국·일본차를 본뜬 듯 화려하면서도 버튼 배치가 각종 장치를 조작하기 편하다. 다만 준중형급인만큼 마감재질이 그리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다. 차체 크기는 세단이 길이 4534mm·높이 1824mm·너비 1468mm로 현대차 아반떼보다 약간 크다. 해치백은 길이만 4359mm로 좀 더 짧다.

◆ 정숙성 수준급, 성능보다는 편안함 강조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시동을 걸자 의외로 떨림도 적고 조용하다. 신형 포커스는 2.0L(리터)급 4기통 휘발유 직분사식(GDI) 엔진을 장착했다. 변속기는 자동의 경우 6단 듀얼 클러치, 수동은 5단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연비효율과 동력성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운전대 뒤쪽에 조작버튼을 달아 자동변속기 모델의 수동모드에서 운전대를 놓지 않고 편하게 변속을 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 대신, 변속기어 오른쪽에 변속 버튼을 달아놓은 점이 아쉽다.

포드 신형 포커스의 주행모습./포드 제공



포커스의 최고출력은 160마력으로 기존 모델보다 20마력이 향상됐다. 가속능력을 나타내는 토크 수치는 20.2kg·m. 현대차 쏘나타 2.0(165마력·20.2kg·m)과 엇비슷한 성능이다.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연비효율은 아직 미국에서도 출시 전인만큼 확정되지 않았지만, 포드 측은 고속도로 기준 40MPG(1리터당 17km) 이상의 연비효율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앞부분에 맥퍼슨 스트럿, 뒷부분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멀티링크를 달았다. 주행감은 하체가 튼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차다운 탄탄한 느낌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도, 그리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 적당한 수준이다. 거친 노면에서도 큰 부담이 없었다.

시승코스는 LA 시내를 비롯해 굽이진 산악지대와 직선도로가 쭉 뻗은 캘리포니아 해안 일대로 약 200마일(약 322km)을 달렸다. 이 차의 성능 테스트를 위한 모든 코스가 마련돼 있었다.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초반 스타트가 탄력있게 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다. 가속능력도 급격하게 속도를 올리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붙여가는 스타일이다. 일반적인 운전자에게 맞춘 세팅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운전하는 내내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숙성은 포커스보다 한 등급 위인 중형세단 퓨전보다도 더욱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악지대의 굽이진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번갈아 달렸다. 빠르게 달려나가며 급격한 코너링을 시도하면 금세 차체자세제어장치(ESP)가 개입해 온다.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차량의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싶을 경우 ESP의 개입 시기를 조금 늦추는 세팅을 하지만, 포커스의 경우 역동성보다는 안전 위주의 세팅이다. 핸들링에서는 지금껏 미국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손맛’이 느껴졌다. 운전대를 트는 각도와 차체 선회방향의 일체감이 상당하다. 엔진 출력이 편안함 위주로 세팅되어 있는 점이 거듭 아쉬웠다.

시승구간 반환점에서 차량을 5속(5-speed)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해치백 모델로 바꿔탔다.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는 세단보다 해치백 쪽이 월등히 높게 여겨졌다. 주행감은 수동모델의 경우 자동과 달리,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느낌이 훨씬 더 역동적이었다.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도 순발력이 뛰어나다. 서스펜션의 세팅도 스포티했고, 변속 기어비 구간도 세밀했다. 연비도 더 좋다. 달리는 맛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수동을 적극 권할만 하다.

포드 신형 포커스의 내부 인테리어./포드 제공



◆ 올 하반기 한국 출시…그래서, 성공할까?

앞서 쓴대로 포커스는 달리고 서는 차량으로써의 기본도 탄탄하고, 편의사양도 훌륭하다. 디자인도 나무랄 데가 없다. 유럽·아시아업체의 좋은 점도 많이 배워왔다. 미국차로서는 오랜만의 수작(秀作)이라 할만 하다.

문제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쟁쟁한 동급의 경쟁모델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이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다 시빅이나 도요타 코롤라를 구입하는 소비자층이 탄탄하다. 그동안 준중형급에서 전력을 다해 온 결실이다. 현대차도 올해 미국 시장에 신형 아반떼를 내놓으며 파격적인 디자인과 동급 대비 수치상 제원의 우위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포커스는 기존모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상품성이 개선됐지만, 동(同)사 차량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나무랄 데 없는 성능과 사양을 갖췄지만, 제품의 구매 포인트를 콕 집는 것도 쉽지는 않다.

때문에 포커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는 가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포커스 수동 기본모델의 가격은 운송비를 제외하고 1만6545달러부터.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배기량이 0.2L 낮지만 1만4830달러부터 시작한다. 도요타 코롤라·혼다 시빅도 1만5600달러대부터 시작하는 데 비해 경쟁모델보다 1000~1700달러 정도 높은 가격이다.

포커스는 한국에는 올 하반기 출시된다. 한국에는 1000만원대 중후반의 아반떼, 3월 출시되는 2000만원대 중후반의 도요타 코롤라가 있다. 아반떼 국내형보다 높은 동력성능, 코롤라보다 앞서간 편의사양을 강조함과 동시에 적정 가격대 및 주요 공략 소비자층을 찾아내는 것이 포드의 숙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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