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1. 3. 28. 23:59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산수유, 화염나비 떼

 

정윤천

 

 

구례 산동 마을에 소방서도 없이

대책도 없이

 

산수유, 화염나비 떼

 

켜켜이 개켜두었던 방 안의 것에서부터

벽장에 가둬놓았던 은밀함까지 들고 나와

 

흔들리며

흔들리며

널어대기 시작하는

 

널다가

널다가

지칠 만큼이나 널어버린

 

막무가내로 널고

죽을 듯이 널기도 하는

 

그러고 나면, 이 산중엔

누비고 감친 맵시의 누비이불의 바다

 

어쩌자고

저렇게도 화염나비 떼의 바다

 

 

 

-시집『십만 년의 사랑』(문학동네, 2011. 초판)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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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봄날은

산수유 꽃천지

 

산수유 만발한

거기를

이 시로 꽃 피웠군요

 

사랑의 한 모습일 테지요

 

우리 집 산수유 아래서

거기를 상상하며

빙그레 웃습니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