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밤 언덕에 올라
김세웅
기러기가 날으듯 별이 줄지어 날으는 밤입니다 지상에서도, 불빛이 떼 지어 줄 지어 멀리멀리 떠나가는 밤입니다 오늘은 밤 언덕에 올라 멀리 보이는 마을의 불을 바라봅니다. 줄을 잇는 불빛이 너무 아름답기에 나는 아직 사는 것이 두렵습니다. 먼 산과 나무가 앓는 짐승처럼 키를 낮추어 먼 하늘이 호젓이 가깝습니다. 더듬이에 불빛을 모으는 풀무치처럼 나는 가만히 무릎을 안고 웅크려 있습니다. 하마 불이 꺼질까 봐 무서운 밤입니다
-시집『칼과 연못』(문학의전당, 2008) -사진 : 다음 이미지 ----------------------------------------
아름다움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별이, 불빛이 떠나가는 밤의 아름다움 속에서도 세상의 종말을 걱정하는 두려움을 드러내 보입니다 너무 아름답기에 그 끝이 허무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산다는 건 세상의 모습에 나 하나의 관심을 보태는 것입니다 지극한 관심이면 나눔과도 맞먹어서 두렵지 않습니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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