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통신708호) 연민/박찬현
연민
박찬현
검은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운 한낮 햇살
그 위로 질주하는 무수한 자동차들은
제철소 뜨거운 열기를 상기하며
소산된 저마다 작은 불만들 하나씩 가졌을까?
뜨겁고 팍팍한 삶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생채기 하나씩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픈 열병처럼
가슴 속 어딘가 저민다
자식을 품은 어미만 느끼는 애련함
어느 하나 덜지도 더하지도 않았겠지
돌아 온 탕자를 품던 아비의 아들들이 그러했듯이
그래도 부족한 애정들
이런 존재를 빚은 분은
밤거리 배회하는 길고양이의 허기도 연민인 것
마르고 닳도록 주고픈 어버이 심정
아픈 이들 세월을 안고 귀가하는 밤 골목
라일락 사이로 달빛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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