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오솔길통신708호) 연민/박찬현

은빛강 2011. 9. 28. 07:22

 

(오솔길통신708호) 연민/박찬현

 

연민

박찬현

 

 

검은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운 한낮 햇살

그 위로 질주하는 무수한 자동차들은

제철소 뜨거운 열기를 상기하며

소산된 저마다 작은 불만들 하나씩 가졌을까?

 

 

뜨겁고 팍팍한 삶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생채기 하나씩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픈 열병처럼

가슴 속 어딘가 저민다

 

 

자식을 품은 어미만 느끼는 애련함

어느 하나 덜지도 더하지도 않았겠지

돌아 온 탕자를 품던 아비의 아들들이 그러했듯이

그래도 부족한 애정들

 

이런 존재를 빚은 분은

 

밤거리 배회하는 길고양이의 허기도 연민인 것

마르고 닳도록 주고픈 어버이 심정

아픈 이들 세월을 안고 귀가하는 밤 골목

라일락 사이로 달빛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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