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는 날
양지 햇살이 노곤히 잠들고
솔가지 사이로 내려 온 바람
그네 타는 처마 밑 메주
창문 너머 그리움 고인
어느 村老의 눈자 위
곰삭힌 메주 속 주름진 골
무상한 세월 흐르고
볕 좋은 날에
먼 심해 왕소금 길어 와
긴 하루 재워 간수 후려내고
처마 밑 오랜 그리움 담는다.
간간한 음력1월장
햇살과 솔바람에 버무려
향수에 푹 익은 좋은 날
어머니의 어머니가 쓰던 장독
노랗게 익어 가는 춘절(春節)
황국이 산들 거리는
처마 밑 꿈을 내리는 날
-박 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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