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낙엽의 자화상- 박찬현

은빛강 2014. 11. 26. 00:02

낙엽의 자화상

 

노랑비가 후드득후드득 내린다.

지나간 청춘의 추억을 보듬은 채

 

 

노랑 이파리가 우수수 내린다.

한생을 미련 없이 내려두고서

 

가지마다 남겨진 이파리들

스치는 바람결에 파르르 떨고 있다.

 

뒤 이어 올 새 생명을 위해

낙엽이 되어야만 하는

저 숭고한 주검들

 

오후 늦은 햇살이

노랑 주검들을 이끌고

서녘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연두색 옷을 입은 남성이

잠시 담뱃불을 댕기며

긴 빗자루를 내려놓는다.

 

 

 

'내 작품방 > 詩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층간에서-박찬현  (0) 2014.12.05
침묵의 필요성-박찬현  (0) 2014.11.26
바람 길목-박찬현  (0) 2014.11.21
오후에 그려 본 가을-박찬현  (0) 2014.11.10
가을을 보내며...  (0) 201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