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은빛강 2006. 6. 16. 17:32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가 어설프고

매우 슬펐듯이

살아 가는 동안

어느 곳에서나

현실은

가끔 꿈처럼 슬프다

 

말갛게 손 빨래한 것들이

햇살에 뽀송하게 건조되는

그런 쾌적한 기쁨은

삶 행간에서

더러 조금씩 만나는 것

유월의 문턱에 걸터앉은 장마처럼

줄줄 흐르는 슬픔이

우울한 바람으로

가슴에 안긴다

 

오늘 밤 꿈엔

유년에 미소를 짓게하던

조부님을 뵙고 싶다

어께가 무거울 때 마다

침상을 찾아 주시는

조부님

세상 만사

항시 여유롭고 행복을 빚는 분

실바람에도 흩 날리는 하얀 수염

허리춤에 찬 나무 안경 집

달그락거리며

세상을 여유롭게 들여다 보는

그 돋보기 안경

 

힘겨울 때 마다

늘 그리워지는

조부님

그 꿈을

밤이 흐르는 소야곡에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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