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감잎에 쓰다 이해리 물든 감잎을 시엽지(枾葉紙)라 부른 사람이 있었다 감잎이 종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적겠는가 외딴 뒤란 저녁연기 금빛 사장을 둥실 떠나는 나룻배 막차가 떠난 뒤 홀로 헤매는 바람도 좋겠지만 나는 적겠다 벌레 먹힌 잎이 왜 지극한지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12.31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사랑 박남준 직박구리가 찍 ― 하고 울었다 흰 해당화 한 송이를 와자지끈 꺾었기 때문이다 소나무 한 그루 우두둑 가장 굵은 팔을 꺾었다 누군가 군불도 없는 찬방에 새우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그대를 위해 붉은 목숨을 내놓으리라 그런 날이 있..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12.05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合水 장옥관 살구꽃 환한 그 언덕 거쳐왔겠지요, 당신 찔레꽃 아찔한 꽃향기에 떠밀려 하얗게 고꾸라지는 밀물지는 살갗은 어찌 그리 부드러운지요 반짝이는 빛 알갱이 어찌 일일이 다 아픔인지요 해를 품은 저 구름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여우비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10.07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먼 별자리 이정환 1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지키겠다, 다짐하며 눈물을 닦아주던 즈믄 날의 즈믄 밤 파수꾼 두 눈에 맺힌 별빛 또한 푸르렀던, 2 삶은 파괴할 성채가 아닌 것이다 끊임없이 꿈꾸며 우러를 먼 별자리 한 줌 흙 물결에 실려 멀리 흘러갈 그날에도..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9.28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술래1 장석남 신발 벗어놓고 꽃 속으로 들어간 매화 분홍 신발 벗어놓고 열매 속으로 들어간 살구 분홍 신발 벗어놓고 겨울 속으로 들어간 첫서리의 분홍 신발장을 정리하며 지워지지 않는 분홍의 핏자국들을 만진다 나는 그 얼룩들의 술래였다 -시집『뺨..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9.26
물소리를 듣다-나희덕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물소리를 듣다 나희덕 우리가 싸운 것도 모르고 큰애가 자다 일어나 눈 비비며 화장실 간다 뒤척이던 그가 돌아누운 등을 향해 말한다 당신...... 자? ...... 저 소리 좀 들어봐...... 녀석 오줌 누는 소리 좀 들어봐....... 기운차고....... 오래 누고......... 저렇도..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6.30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김명수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김명수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오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제의 바람은 꽃잎을 지게하고 오늘의 바람은 나뭇잎을 흔든다 비바람 속의 흔들리는 나무여 비바람 속에 흔들리는 초목이여 우리의 오늘도 우리의 역사도 무엇이 다르랴 풍..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