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봉균 교수님
그리움
설록 박 찬 현
첫 새벽 하늘이 온통 파랑인 것은
아직 지은 죄가 없기에 바람마저 푸르다
한낮 지표의 모든 움직임은 욕망을 배출하여
스모그의 바다를 출렁이고
갯벌의 조그만 생명체 짓뭉개며
장마가 종아리를 걷고 지난 지 며칠
말을 모르는 자식 같은 강아지가 그리움에 울듯
무릎 꿇고 강아지의 부은 눈망울 그려 내듯
균열 진 양심에 염증을 심었다
그렇게 첫 새벽이고 싶은 마음에 왕소금을 뿌리듯
빗발 굵은 소나기 염증을 터트리며 내린다
온 가슴이 패이도록 내리는 소낙비
온통 파랑인 하늘이 그립다
눈망울 파란 강아지도 그리워
종아리를 걷고
장화와 우비를 챙긴다
삶이 더러는 복잡하여
자식보다 소중하게 사랑하던 강아지들을
지방에 내려 보냈다.
그 시간 이후 온 마음과 몸이 아프다
머리 속이 아수라장이 다 되었다.
타인은 절대 강아지들의 언어를 이해 못한다.
아, 강아지들은 또 얼마나 괴로울까,
챙겨야 할 인간관계는 뒷전이고
강아지가 먼저라니 이해를 못한단다
아무래도 좋다
그냥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