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바람 나들이

은빛강 2009. 8. 12. 19:13

바람 나들이

                                                           설록 박 찬 현

 

대 숲에서 이는 바람은

가슴 깊은 곳 아픔으로 서걱이며 불고

더러 부러진 죽 대궁은 오해로 비릿한 충혈 흘러

 

젖은 이슬에 상긋한 솔밭 바람은

오장육부 정갈히 세척하는 바람 불고

정수리에 떨어지던 고인 빗방울 달콤한데

 

인간의 섬에서 이는 바람은

이해는 바닥에 가라앉고 모순만 명제로 뜬

모난 돌멩이 난무하게 투척하는 혀들의 전쟁

 

피폐한 꿈, 오만한 열정

정처 없는 무한 질주 끝 퍼석한 연골들

그 사이를 오가던 바람 피멍 가득

 

길게 비루한 그림자 하나 누웠다

과신한 젊음 속 주검 내음 짙은 곳

 

 사진: 배봉균 교수님 작

 

많은 열정은 또 다른 명제들을 무수히 소산한다.

그러나 더러는

그 안에 숨어 있는 열정을 과신한 독소가 비례히 산재 해 있다.

멈출 수 없는 브레이크라면

처음 부터 조절을 했음이 옳은 것,

과오에 관하여 돌아 볼 의향이 조금도 없다는 젊음은 무의미한 시간이다.

명상 속에 타인이 함께 살듯이

자신의 숨소리에 타인이 살기도 하고 더러 죽기도한다.

가능하다면

독소는 배제했으면 아니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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