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들이
설록 박 찬 현
대 숲에서 이는 바람은
가슴 깊은 곳 아픔으로 서걱이며 불고
더러 부러진 죽 대궁은 오해로 비릿한 충혈 흘러
젖은 이슬에 상긋한 솔밭 바람은
오장육부 정갈히 세척하는 바람 불고
정수리에 떨어지던 고인 빗방울 달콤한데
인간의 섬에서 이는 바람은
이해는 바닥에 가라앉고 모순만 명제로 뜬
모난 돌멩이 난무하게 투척하는 혀들의 전쟁
피폐한 꿈, 오만한 열정
정처 없는 무한 질주 끝 퍼석한 연골들
그 사이를 오가던 바람 피멍 가득
길게 비루한 그림자 하나 누웠다
과신한 젊음 속 주검 내음 짙은 곳
사진: 배봉균 교수님 작
많은 열정은 또 다른 명제들을 무수히 소산한다.
그러나 더러는
그 안에 숨어 있는 열정을 과신한 독소가 비례히 산재 해 있다.
멈출 수 없는 브레이크라면
처음 부터 조절을 했음이 옳은 것,
과오에 관하여 돌아 볼 의향이 조금도 없다는 젊음은 무의미한 시간이다.
명상 속에 타인이 함께 살듯이
자신의 숨소리에 타인이 살기도 하고 더러 죽기도한다.
가능하다면
독소는 배제했으면 아니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