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그리움

은빛강 2009. 7. 29. 23:15

 

                                                                                    사진:배봉균 교수님

그리움

                                                                              설록 박 찬 현

첫 새벽 하늘이 온통 파랑인 것은

아직 지은 죄가 없기에 바람마저 푸르다

한낮 지표의 모든 움직임은 욕망을 배출하여

스모그의 바다를 출렁이고

갯벌의 조그만 생명체 짓뭉개며

장마가 종아리를 걷고 지난 지 며칠

 

말을 모르는 자식 같은 강아지가 그리움에 울듯

무릎 꿇고 강아지의 부은 눈망울 그려 내듯

균열 진 양심에 염증을 심었다

 

그렇게 첫 새벽이고 싶은 마음에 왕소금을 뿌리듯

빗발 굵은 소나기 염증을 터트리며 내린다

온 가슴이 패이도록 내리는 소낙비

온통 파랑인 하늘이 그립다

눈망울 파란 강아지도 그리워

종아리를 걷고

장화와 우비를 챙긴다

 

 

 

 삶이 더러는 복잡하여

자식보다 소중하게 사랑하던 강아지들을

지방에 내려 보냈다.

그 시간 이후 온 마음과 몸이 아프다

머리 속이 아수라장이 다 되었다.

타인은 절대 강아지들의 언어를 이해 못한다.

아, 강아지들은 또 얼마나 괴로울까,

챙겨야 할 인간관계는 뒷전이고

강아지가 먼저라니 이해를 못한단다

아무래도 좋다

그냥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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