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설록 박 찬 현
물결이 허공을 안고 춤을 춘다
마을의 집들을 밟으며 캉캉을
그 바람의 줄기를 잡고
유리창에 구름향한 어제의 연가
흘러서, 흘러서
여름을 만들어 놓은
뿌연 물 커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오늘이란 두 바퀴가 굴러 간다
과거를 지우며 여름이 앉는 곳
사진:배봉균선생님
계절의 부분 마디에 걸려있는
자연의 현상은
우리네 일생에서도 늘 겪는
아픔과 슬픔 그러한 것들이다
한뼘이나 혀를 내민 강아지에게 틀어주던
선풍기는 방안에 작은 토네이드를 만들고
창 밖에는 먼곳에서 경유 해 온 비바람이 허공을 틀어 잡는다
그 가운데 선 우리네 일상
더움, 시원함, 칙칙함, 보송보송함
온갖 것들이 일렬로 무리지어 가는 하루
그 안에서 오늘은 나를 생각 해본다
더러 가끔은 내가 소중도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