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장마

은빛강 2009. 7. 18. 19:23

장마

                                                                                      설록 박 찬 현

물결이 허공을 안고 춤을 춘다

마을의 집들을 밟으며 캉캉을

그 바람의 줄기를 잡고

유리창에 구름향한 어제의 연가

흘러서, 흘러서

여름을 만들어 놓은

뿌연 물 커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오늘이란 두 바퀴가 굴러 간다

과거를 지우며 여름이 앉는 곳

 

                                                                                                            사진:배봉균선생님

계절의 부분 마디에 걸려있는

자연의 현상은

우리네 일생에서도 늘 겪는

아픔과 슬픔 그러한 것들이다

한뼘이나 혀를 내민 강아지에게 틀어주던

선풍기는 방안에 작은 토네이드를 만들고

창 밖에는 먼곳에서 경유 해 온 비바람이 허공을 틀어 잡는다

그 가운데 선 우리네 일상

더움, 시원함, 칙칙함, 보송보송함

온갖 것들이 일렬로 무리지어 가는 하루

그 안에서 오늘은 나를 생각 해본다

더러 가끔은 내가 소중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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