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날 바다로 간다
-서해교전 해군의 넋을 위한 제(祭)-
박 찬 현
엷은 하늘이 궂은 상처를 안고
가슴 속으로 철석이며 밀려 들어와
흰 포말을 굴리고 있는 날
나는 아픈 바다가 되고
갈매기 날개 짓에서 빠져 나온 망각의
깃털이 상실된 공간을 비상하는
어제의 영상이 일렁이는 바다 위에서
진실이 현기증 일으키며 혼절 한다
수정막 위로 그려진 초엽 된 영혼의 이야기
바다 심연이 한없이 아픈 날
주검의 혈연들 애장 훑어가는 젖은 바람
얼음장 주검을 끌어안은 파도는 목련 꽃잎비가 되어
홀연히, 홀연히
하늘 뒤덮은 구름 한 가운데로 오르는 날개 짓
해살 타고 떠나가는 아픈 영혼들
타 오르는 촛불
영혼들의 슬픔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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