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알 수 없는 덩어리 하나가
가슴을 마구 뒹굴며 돌아다닐 때 마다
적막 가운데 앉아서 쓰다듬어 내리고 있어
먼 세월을 자맥질하여 건너 온 젓은 덩어리
손끝에서 목 놓아 울고 있었지
망각의 수건으로 물기 닦다보니
운명조차도 가를 수 없었던 그리움 아니던가
그것이 하도 아파서
그것이 하도 소중해서
온 몸으로 수혈 받았고
온 몸의 혈액은 응고되어 혼절 해 버렸던
주검이 되어, 바람이 되어
시간의 포말을 타고 사라진 것들
아주 오래된 그림 속에서 잠든 영혼을 만나
기억 속 들녘 쏘다니며 저리도록 아파서
영 잊어야 했던 꿈의 터널을 걸었다
손에 들린 쑥부쟁이 한 다발
그림 속에 다시 걸어 놓고
돌아보는 창 너머
오래된 나는 아주 멀리 떠나가고 있어
출처 : 한잔의 술과 함께
글쓴이 : 한잔의 술과 함께 원글보기
메모 : [제6호 종이강에 그린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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