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겨울 나무

은빛강 2012. 12. 16. 14:05

 

겨울나무-2

 

설한풍 백지 위에

긴 팔을 뻗치고 선

겨울 나목의 가지

 

멧새들 이리저리 날아

자리를 옮겨 앉는

나무는 피곤하다

 

뿌리 내린 흙에서

수액 마중하던 시간도

현기증에 삭정이가 되고

 

메마른 거죽은 홀로 이고픈

눈 덮인 저 산야에 길게 누워

긴 수면 속 꿈길 무한 걷고픈

 

겨울새들을 강으로 보낸다.

그들의 둥지와 함께

겨울나무는 이제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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