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생각의 차이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몰입 정점에
불같이 영혼을 사르고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한 발 물러나
느긋이 관망을 하는
작살 같은 직선과
물 흐름 같은 곡선은
무척 다르지만
세월이 바람처럼
인생을 스쳐서 가 버린 후
두 정점이 만나는 곳
타오르던 불꽃 화두도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던 화두도
묽어지고 옅어진 火를 볼 것이다
한 점 종지부를 찍는 자리
붉게 달구어진 화두는
식어버린 무쇠덩어리일 뿐
화를 잘 섬기고 다스리면
가슴이 어질고 인품의 위상이 곧다
내 탓을 쓸어내리며 내가 되는 길
김수환 추기경님을 새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