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야생화

은빛강 2013. 8. 2. 13:13

야생화

 

광목에 수놓아 피운 들꽃

바늘 길 잠시 멈춰 선 곳

밤하늘 가로지른 별 하나

동공 속으로 내려앉던 날

들꽃 무리 하늘로 올라갔다

 

잠잠한 은하가 출렁일 때

광목 위에 수놓던 들꽃

그 맑은 얼굴들 고개 내민다.

 

작고 여린 들판의 꽃들은

사람들에게 보잘것없었으나

밤하늘 사랑으로 성장했기에

그 원의의 품으로 돌아 가

은하에 들꽃으로 피었다.

 

땅 위에 미소한 생명이

하늘의 별꽃이 된 날

 

-시작 노트

왜소한 들꽃으로 살아가는 길은 분명 손쉬운 일은 아니다.

거친 바람과 불볕 태양과 산야를 빼곡 채운 생명들 사이에

존재하는 법은 대처 할 능력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외부의 세력에게 밟혀도 스스로 자생하려 하는 치유의 본능이다.

세한의 서리를 이고도 호흡을 거듭 쉬어야 하듯이

조용한 자연 속에도 보이지 않는 무력이 존재하고 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생명력을 여실히 피워 내는 모습은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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