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네,
태양의 작살 져 나르던
한낮이 잠시 힘겨운 호흡 고르네
얼추 마감시간이 가까워 진 것이야
여름 바닥이 허옇게 드러나고 있어
비루한 인생들 비지땀 틀어 짜서
광란 질주에 광기 번뜩이던 영혼
그들 위해 제를 올리던 진혼제
불 죽 끓이던 용광로 점멸 중
같은 하늘 아래 서로 다른
천민이 고사 되고 있는
암울하고 슬픈 흐름 사이에
거대한 암벽 길게 성을 쌓는 곳
구슬처럼 미려한 언어는 천지이나
뇌 속에 쓴 색안경은 현주소이다
심장을 가로지른 양극의 차폐 막
그것은 사회 속 영원한 존재임을
그러함에도 가을은 오고 있다
자연의 시계바늘이 모든 인간에게
베푸는 청량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