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좁은 문

은빛강 2013. 8. 29. 03:58

 

 

좁은 문

 

거대한 낙타는 별이 쏟아지던

밤하늘에 꿈 하나 그리며

바늘구멍 곁에서 잠들 뿐

 

낙타의 고삐를 잡은 주인이

오래 된 욕망과

오늘의 비루한 비명으로

내일의 야망을 키워

부질없는 신기루만 비대하다

 

모든 허무는

나르시스가 키운 기대와

자신에게 관대했던 허용이

여물지 않은 쭉정이에서 오기에

 

오늘 비록 남루하나

짠 땀방울 맛보며 사는 일이

참을 수 없이 비좁고 낮아

능멸과 모독의 통로일지라도

가벼운 바람의 행로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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