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길목-박찬현 바람 길목 -가을- 기분 좋은 바람의 길목에서 부드러운 햇살 다관에 채워 공손히 한 모금 머금는 시간 살아 온 행간의 그림자 보며 감사히 들이 쉬고 길게 누운 서녘 햇살 응시하며 순명으로 내 쉬는 어느 한갓진 가을 초입 자화상을 다듬어 보는 층간 내 작품방/詩 마당 2014.11.21
오후에 그려 본 가을-박찬현 오후에 그려 본 가을 지금 세월이 익어가고 있다. 작열하던 햇살 도심에 걸어두고 활을 키는 서늘한 바람 사랑의 미뉴에트가 흐르는 지금 주홍빛 시간이 농익어간다. [2014. 11. 10. 월] ㅣ 내 작품방/詩 마당 2014.11.10
균형 찾기-박찬현 균형 찾기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가던 시간 타인에게 받은 흔들린 자존심 내 생각이 몹시 비대하여서 균형 잃은 자율의지 암울한 공간으로 스며든 햇살은 처음부터 모든 시간이 내 것이 아니었고 선물 받은 귀한 시간이라는 것 부족한 초상은 모두 내 것 인양 늘 그렇게 착각하며 살았다. .. 내 작품방/詩 마당 2014.10.31
가을 긴 날 햇살 아래서-박찬현 가을 긴 날 햇살 아래서 허세는 내 안에서 비추이는 공연한 허상이다 굴절되기 좋아해서 직언의 햇살 피해 한바탕 놀다가 스러지는 거품이다. 햇살 좋은 날 곰팡내 풍기는 허세를 바싹 말려야하리, 2014. 10. 18. 토 ㅣ 내 작품방/詩 마당 2014.10.18
길 위에서 꿈-박찬현 길 위에서 꿈 지나간 모든 시간은 꿈이다. 아직도 흔적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저 칠칠치 못한 영혼들의 초상 가져가지 못 할 명예에 생애 걸지 말고 비켜서 양보하면 기쁜 여백이 생긴다. 명예도 바람 속 거품이다. 조금 앞서 간다고 목에 힘주지 마라 당신이 살피지 않고 걸어 간 자국에 짓.. 내 작품방/詩 마당 2014.10.11
억새의 춤 억새의 춤 사람의 강에서 흘러나온 문명의 배설물이 언덕이 되고 산이 되어 도시의 어둠이 삭혀진 시간 들숨 틀어막고 돌아 선 세상 “아프냐?”고 묻지 않아도 대답할 여력 없던 언덕들 거대한 둥근 달이 음지의 일상과 파편 줍는 비루한 이들 풍경을 잔뜩 그려 밤하늘 높이 띄우니 한 세..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9.27
무(無) -아무것도 아니다. 무(無) -아무것도 아니다. 세찬 비를 맞고 땅을 딛고 서서 바람가운데 있음은 아직 살아 있어서이다. 하루의 시간들은 바람 속에서 호흡하며 빗물 속에서 목을 적시고 흙 속에 흔적을 남겨두는 것 한 점으로 홀연히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엄연한 약속 비로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귀향..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7.21
참된 염원-박찬현 참된 염원 네가 미움을 만들 때 네 행복의 염원을 쌓았고 네가 등 돌리고 세상 속에 살 때 네 빈자리에 쉼터를 만들었다. 여러 마디의 불합리한 언행보다 한 겹 두터운 신뢰와 진실이란 무성한 의혹을 소멸하고 굳게 잠긴 마음 문을 여는 열쇠이기에 때로는 참된 침묵이 참된 염원이다. 201..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7.04
치유의 터전에서-박찬현 치유의 터전에서 문득문득 삶의 능선에서 장(腸)이 꼬이고 뒤틀려 신열 섞인 단말마 내지른 그 고통의 소리 위로 넌출 거리며 걸어오는 새벽 연무 고통을 통공한 것인가 연민으로 흐느낀 방울들 풀숲 사이로 굴러 떨어지고 여명을 포갠 대지의 품은 하염없이 넉넉한 어미의 가슴 섶이기..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