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이 지던 날-박찬현 감꽃이 지던 날 햇살 칠한 감나무 이파리 모아 정수리에 앉은 황금 실타래 한 줄기 길게 뽑아 기워 낸 초록이파리 저승길 옷 한 벌 햇살마저 반짝이는 옷 입고 검붉은 짐승들 사이로 홀연하게 사뿐사뿐 걸어가는 영혼 세파에 삭은 육신 한 줌 거름으로 흩날리고 빛을 입고 떠나는 눈부신 ..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7.01
잡을 수 없는 것들-박찬현 잡을 수 없는 것들 바람 길목에 서서 한 자락 육신을 가볍게 팔락이며 스치는 그 바람소리 듣고 있는 영혼은 또한 한 줄기 바람 늘 점멸등으로 되뇌는 바람은 절대 움켜잡을 수 없는 것 모두 바람인 것을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30
소낙비-박찬현 소낙비 굵은 빗줄기 줄기에 흙냄새가 난다 땅에서 길어 올린 산천의 이슬이기에 공손한 땅의 향기가 난다 흠뻑 젖은 정수리에 번개 쳐들어 와 오척단구 종단을 가로질러 땅에 뿌리 내린 곳 신 새벽 대지가 우주를 향한 감사의 기도시간 하늘을 긋고 땅으로 곤두박질 친 번개와 뇌성 요란..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24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잘못 산 지난 죄업(罪業) 내 안에 숱한 열이 끓어 주체 못 할 응보 뜨거워 잠 못 드는 밤이거늘 너는 어찌 밤을 적시며 슬피 우느냐 애 끓고 북 바치는 설움 칠흑 해저 망자의 선혈이구나,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21
도라지 꽃-2 도라지 꽃-2 폭포수 한 폭 찢어 온 비가 유월을 흠뻑 적셔 놓을 즈음 세상을 벗고 떠날 때 보라 빛 가슴이더니 지금 비에 젖어 떨고 있는 파리한 도라지 꽃 해 마다 유월을 적시는 당신의 끝나지 않는 눈물 이제는 순백의 평화로운 도라지꽃으로 뵙고 싶군요.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21
동인지 출판기념식 [2014. 6. 12. 목.] 종로타워에서 한국문인협회 김송배 부이사장님을 모시고 조촐한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현대시협 회원 중 정예 10명- 신작시] 시인들의 산책」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21
낯선 길을 걷다가 낯선 길을 걷다가 발부리에 맞서는 거친돌 더러 진창에 철벅이거나 갈팡질팡하던 발바닥에 터진 수포에 맺힌 피멍 잠시 기쁨을 주던 무명의 꽃무리와 산새들의 무반주 노래 스쳐간 부드러운 바람이 지나 온 길 위의 고역을 무화시키는 소소한 기억들 입이 부르트고 갈라진 쓴맛의 시간 ..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6.18
작약꽃-박찬현 작약 꽃 안락한 노을 위에 앉으니 철없던 유년이 다가 와 팔락이며 가슴 훑는다. 저녁상 물린 대청 가득 미움을 톡톡 쏘아 내던 향 작약은 가족들 잔손질에 황갈색 뿌리로 허공을 밟았다. 장이 서는 날 약장수 악극단에 붉은 작약 꽃 치장한 여인 입술에도 붉은 작약 꽃 흐드러졌고 경박한..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5.29
fb포토 헌팅-1 fb포토 헌팅-1 그토록 어깨를 아프게 하던 무거운 시간을 내려 두고 가벼운 보폭으로 걸어 가는 바람.... 보리 이삭 부드럽게 손 흔들고 *사진: 윤웅석 작가님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5.23
사람 사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 타인을 행한 좋은 지적은 비록 쓴 것이나 몸에 이롭다. 그러나 상대방의 진정한 변화를 바란다면 묵언의 행동은 솔선이요 침묵의 기도는 부드럽기에 개선의 여지가 있는 이와 개선을 유도하는 이와의 간격이 따뜻하여 개선이라는 변모는 상호 아름다운 풍경의 절정이 될 ..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