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연가 봄날 연가 서늘한 햇살이 봄날 되어 거닐다 무희의 손끝에서 설움 오열 토하는 긴 수건 자락 한풀이 춤사위에 푸른 햇살 부서진다. 영원히 풀 수 없는 이승의 매듭 안고 하늘 맴도는 띠배 마음 심지마다 멸하지 않을 불 켜고 눈물 고이 접어 소지 올린다. 봄날 혼이여 무궁(無窮) 푸른 혼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5.04
아픈 안개 아픈 안개 고요한 아침이 짙은 스모그 바다에 잠긴 날 여인 한 명이 내 집 벨을 눌렀다. 모노로 클로즈업 된 얼굴은 안면 없는 여인이다. “이집 아저씨 계세요?” 무엇 때문이냐는 질문에 “이집 아저씨가 그림 그려요?” 그것이 알고 싶은 이유인가란 질문에 “남의 집에 들어 와서 짐승..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4.10
무지개-박찬현 무지개 간밤 긴 꿈 속 달콤한 무지개를 먹으려 메마른 몸이 비상(飛翔)합니다. 비록 고달픈 일상이지만 우리는 부푼 솜사탕 꿈을 먹고 삽니다. 영혼의 비타민을 삼키듯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4.03
사랑-2-박찬현 사랑-2 삭풍의 긴 시간 지나고 연분홍 산하를 하사받은 흐드러진 꽃 잔치 잠시 허리 구부리면 풀잎 사이 응달에 자잘한 들꽃무리 달빛 향기로 매혹하니 벌 나비 은빛날개 반짝이고 사랑, 사랑이야 그 낮은 곳에 있었네,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4.03
사월-박찬현 사월 사월의 시작은 꽃들의 향연이다 매양 동녘을 물들이던 일출도 사월에는 꽃들을 붉고 향기롭게 농익혀 피우는 사랑의 묘약이다 온 대지가 사랑에 빠진 사월 2014,4,1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4.02
사랑-박찬현 사랑 작은 화분에 물 한 모금 적셔 줄 때만 보게 되는 자잘한 꽃송이들 그들 뒷모습 너머 창가에 하염없이 그리워하던 햇살 너울들 얼마나 흠모한 사랑일까 하늘이 끝나는 산자락에 사랑이 연민으로 붉어 터질 듯 둥글게 차오르는 태양 이른 아침 빨래들 사이로 내 작은 꽃송이들의 영원..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3.28
기다림-박찬현 기다림 겨우내 메마른 삭정이를 두꺼운 외투로 입은 가지에 먼 시간을 건너 온 바람과 햇살이 출렁이는 빗물에 잠긴다. 삼라만상이 행복에 잠길 우주의 첫 향기와 대지가 평화를 만끽 할 춘화(春花)의 향연 생명이 공명(空明)하는 바람과 햇살 품은 그 봄비를 기다리는 오늘 봄비가 먼 곳..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3.17
봄은-박찬현 봄은 봄은 바람이다 옷깃을 뚫고 가슴으로 들어앉는 시린 바람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희망의 등잔 그 봄이 오늘에 지친 바람이다 지하철 통로에서 올라 와 회색 도심을 훑고 가는 내일을 잃은 그 바람 후미가 창백하다. 그러나 초록 물결 넘실넘실 올 것이야 기쁨으로, -바람 거센 경칩에-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3.08
세상살이-박찬현 세상살이 우물을 파려면 땅을 깊이 파고 암반을 뚫어야하리 인간관계도 세상살이도 피상을 뚫고 부딪쳐야 하리 세상 이치란 때론 명료하기에,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2.28
분갈이-박찬현 분갈이 꽃잎들은 제 몸 떨어져 거름이 된 부엽토 위에 고운 목덜미를 드러내는데 나는 온 몸으로 종량제 봉투 가득 쏟아내는 쓰레기 뿐 바람 한줄기 스치는 골목 길게 누운 그림자 쭈볏 거린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