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네 가을이 오네, 태양의 작살 져 나르던 한낮이 잠시 힘겨운 호흡 고르네 얼추 마감시간이 가까워 진 것이야 여름 바닥이 허옇게 드러나고 있어 비루한 인생들 비지땀 틀어 짜서 광란 질주에 광기 번뜩이던 영혼 그들 위해 제를 올리던 진혼제 불 죽 끓이던 용광로 점멸 중 같은 하늘 아래 서..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8.17
분꽃 분꽃 귀밑머리 풀어서 쪽을 올리던 분꽃의 꿈을 들여다보다가 기억 저 너머 살고 있는 유년의 풍경에 안부를 묻는 한낮 소나기처럼 폭우로 내려앉는 도심의 매미 울음이 뜨거운 햇살 쌍 끌이 중이다 입추의 길을 트는 것인가 분꽃의 애잔한 뿌리로 폭염에 핀 열꽃 해열하던 신의 손길 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8.07
야생화 야생화 광목에 수놓아 피운 들꽃 바늘 길 잠시 멈춰 선 곳 밤하늘 가로지른 별 하나 동공 속으로 내려앉던 날 들꽃 무리 하늘로 올라갔다 잠잠한 은하가 출렁일 때 광목 위에 수놓던 들꽃 그 맑은 얼굴들 고개 내민다. 작고 여린 들판의 꽃들은 사람들에게 보잘것없었으나 밤하늘 사랑으..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8.02
기억 하나 기억 하나 이끼 앉은 좁은 골목 머리에는 다난한 기억들 잔뜩 이고서 힘겹게 과거를 거슬러 간다. 햇살마저 발꿈치 들고 지나던 골목에 잔뜩 웅크린 그늘진 바람 발목에 찰랑이는 곳 오래 된 이기적 침묵 터전 손바닥크기 창문에 별이 살고 꿈 하나 캔버스에 키우며 매일 바람과 물을 주..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31
우리에게 인생이란 우리에게 인생이란 살아있는 시간은 장대하며 저마다 쌓아 올린 궤적은 모두 고귀한 성곽이다 비록 여정을 마감하는 문턱을 넘어도 한 인생이 남긴 작고 큰 작품은 모래성이었다. 모래알 응축한 그 시간들이 일말의 파도에 부서져도 역시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31
정전 협정 60년-2013.7.27 정전 협정 60년-(2013.7.27) 짙푸른 청춘들이 목숨의 부재를 예고한 공포와 혼란의 격류에서 그들은 암흑의 짧은 생애를 지고 포연 드리운 루비콘 강을 처연히 건너갔다. 피비린내를 맡지 못 하면 생명을 내 놓아야 하는 참혹하고 처절한 살육전 그것이 전쟁이다. 지구상 명분 없는 이념 인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9
장마의 이분법 장마의 이분법 하늘과 땅 사이 드리워진 빗 금친 빗줄기가 수직으로 발을 내린 공간 세월 삭정이 뼈마디들은 손수레 의지하며 연명나선 연로한 좌판 상인들과 연거푸 내리는 비 요일을 뒤집어 쓴 행인들 뇌를 분쇄하는 편두통 뇌혈관 튤립 되어 폭발 관절 마디 드립 하는 습기 일말의 기..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5
천상의 집 천상의 집 천상의 집은 땅 위에서 하늘에 짓는 것이다. 집의 터전과 주춧돌은 매일의 기도로 주님과 대화하고 성서에 담긴 말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 집의 정원 꾸미는 방법은 이웃을 위한 자발적 희생을 하면 붉은 장미 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한 번의 의로운 생각과 행동은 홍매화..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4
명암(明暗) 명암(明暗) 서쪽으로 밀려가는 시간의 가장자리에 한 줌 햇살의 여분과 재충전의 어둠도 있고 잘나고 못난 생명들이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삶의 바탕인 생태 모두에게 주어진 빛과 그림자 모두에게 주어진 생과 사 그 보편적인 평등은 편견의 저울을 모른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