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에게 가는 길 그분에게 가는 길 시절을 건너서 허기진 시간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몸은 자유이다 비록 세상의 고통 하나 입었으나 나의 그분 고통 하나 덜었다 오랜 시름에 절여져 질병을 입고 누웠을 때 머리맡을 지켜 준 분 지금 나는 그분의 신열 오르는 머리맡을 지키려 간다 삶의 그라프가 뚝 떨어..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21
길[십자가의 길] 길-[십자가의 길] 그 길은 날마다 가슴이 뜯기어 나가고 철렁이며 내려앉는 골육상쟁의 길이다 어제의 미소 속 평화는 오늘 번복된 배반 분명코 녹록하지 않은 비루한 음지의 고된 일상 세상지하 속에 점멸되며 고압전류 흐르는 死의 철조망이 울고 하얗게 나부끼는 영혼들 그 길을 걸어..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9
여행 여행 마음의 옷을 벗으면 투명하게 보여 지는 모든 것들 세상을 향한 세상에서 초청한 지상 삶에 부합한 옷 오래 동안 그 무게에 시달리면서도 영원히 입고 살아야 하는 그 주제를 박피한다 나로 부터 자유로운 오래전의 나를 벗어 긴 햇살에 걸어두고 자유로운 생명의 바다 깊은 곳 유영..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9
자리 자리 청소기 흡입구가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고요하게 내려앉는 자리 하루가 지나가는 시간의 길목 육신을 세워 두고 마음을 찾는다 늘 육신과 마음의 자리에 햇살과 하루를 올려 두면서 정작 우리의 그분이 계실 자리를 구태여 만들지 않았다 생각으로만 그러했을 뿐 그분을 실로 염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6
4-섣달그믐 밤 섣달그믐 밤 그믐으로 가는 밤은 얇게 저며 낸 무우 날렵하게 채 썰어 도마 위 하얀 바늘 송송 그믐으로 가는 밤에 꽁지만 남은 하얀 무 등촉마저 휘청거리는 칠흑 밤 하얀 바늘 하나 둥둥 떠 있는 그믐으로 가는 밤에 메케한 등촉 꺼진 그을음 속적삼에 청보라 물 적시고 몸을 푸는 새해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05
3-간절기(間節氣) 간절기(間節氣) 하늘이 관절 마디마디 뼈 속속들이 결린 통증 눅눅한 허공으로 펴 보는 앙상한 뼈들이 허리를 찌르는 나무 숲 사이로 말똥에서 구르던 바람 인다. 계절 하나가 슬그머니 접혀지는 마디 언저리에 노환이 흙을 찾는 주검들 그렇게 봄은 시간의 층간을 뭉개고 싹이 돋는 영상..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05
2-잎춘 2-입춘 봄이 오는 길은 북극과 남극을 내리 긋는 칠흑 광폭에 몇 억 년 전 전설이 일어나 흔들어대는 폭설 겨울뿌리 채 뽑아버리듯 세한 얼음 서걱 거리며 오는 거친 회오리 기류 봄이 오는 회귀의 길목 저 거친 위도와 경도의 얽힘에 튕겨져 나뒹구는 암담한 동토의 위용 경계선 봄(立春)..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04
1-비요일 비요일 누구의 눈물인가 겨울 속내 쓸어내려 차갑게 적셔진 허공 낙엽 쌓인 먼 산에서 젖은 구름 한 입 베어 문 가욱 가욱 까마귀 울음 빗줄기 사이 가로질러 마음 숲에 앉은 사연 별이 되고 싶어 먼저 간 아름다운 영혼들 그리워 가지마다 메어 단 눈물방울 그 물방울 속에 별이 미소 짓..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01
<사진으로 만나는 故김수환 추기경> <사진으로 만나는 故김수환 추기경> 신간 '김수환 추기경 111전(展) 서로 사랑하세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남기고 선종한 지 다음 달 16일로 벌써 4년이 된다. 여전히 가슴 한 켠에 깊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26
5-빛의 존재 5-빛의 존재 어둠속에 머물 때 밝은 광선은 눈이 아프지요. 어둠속에 젖어야 비로소 어둠을 봅니다. 밝은 곳에 머물다 어둠속에 들어서면 눈은 순간 장님이 됩니다. 밝은 곳은 빛도 눈부십니다. 어둠과 빛의 존재는 서로 다르지만 서로에게서 받는 고충은 같습니다. 색이 겹쳐질수록 그 짙..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