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여정 15-여정 사람이 살다가 이승의 개찰구를 지나 마지막 티케팅을 하는 시간 영혼은 만감이 오가지 않을까란 영하의 기온은 노숙자들 삶을 냉동시키고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시대의 초상 다양한 내용 안고 주검의 입장 이웃 어느 가장이 당시, 연탄가스에 절여진 채 새벽출근 길 시내 노변에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4
16-계획 16-계획 한 장 백지에 그려진 삶에서 묵향도 나고 더러는 담채 번지는 꽃무리 그렇게 간단한 생이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 온 만큼 무게로 창 너머 미지가 설핏하다 그냥 다가오는 모양새들 질감이야 어찌 되었건 포옹해야 하리라 눈 뜬 청맹과니라 한들 그렇게 살았고 살아가는 일 계획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4
17-늙은 호박 [사진출처-네이버] 17-늙은 호박 마트에 젊잖게 줄지어 앉은 누런 늙은 호박 덩이들이 찬바람 이는 세월 사이 비집고 훈훈한 품으로 다가오시는 내 할아버지이다 월남에서 살아 돌아온 삼촌이 귀국 선물한 라디오를 베고 누우시면 세상사가 직사각 상자에서 해박히 들려 준 암스트롱이 달..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9
18-생각의 차이 18-생각의 차이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몰입 정점에 불같이 영혼을 사르고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한 발 물러나 느긋이 관망을 하는 작살 같은 직선과 물 흐름 같은 곡선은 무척 다르지만 세월이 바람처럼 인생을 스쳐서 가 버린 후 두 정점이 만나는 곳 타오르던 불꽃 화..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9
19-보리밥 19-보리밥 보리밥을 지을 때 보리쌀은 한 차례 푹- 삶겨 내어서 가마 솥 맨 아래 삶은 보리를 펴고 그 위에 쌀을 안친다. 한 번만 삶은 보리는 탱글탱글하여 편치 않다 가마솥이라 할지라도 푹 퍼지고 또 퍼져서 감칠맛이 나는 보리밥이다 퍼질 대로 퍼져야 비로소 제 모습 찾는 보리는 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7
20-기억이 살고 있는 종소리 20-기억이 살고 있는 종소리 많은 기억 가운데 뇌리에 좌중한 것은 아주 특별한 것이다. 성장한 마을에 교회가 있었고 잘 알고 지내는 이웃 아저씨가 새벽마다 교회 종의 줄을 당겨 무쇠로 된 종을 친다. 그 종탑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마음을 맑게 했다 어느날 그 아름다운 종소리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6
21-향수 하나 21-향수 하나 일상의 횡선 너머로 꼬리를 감추는 황혼 가슴에 품었던 유년 그 기억도 지고 있는 반닫이 궤짝 속 오래 침묵하던 레이스 그물코 이어진 세월은 향수가 무늬 속에 살고 한 장 들춰 낼 때 마다 고운 추억이 세월 안고 레이스 위에서 서성인다 처음 등불 같은 꿈들이 한 코를 뜰 ..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6
학(鶴) 학(鶴) 오래된 전설 하나 깃털에서 자라고 그 세월 간직한 채 계절을 몰고 오는 철새 주검 속에서도 영원불멸 유영하며 운해(雲海)를 가르는 불로장생 영험한 화조도(火鳥圖) 완덕을 향한 수행 길 선비의 덕목 일러주는 품성의 기반 이런가 자연 속에서 빚어 나온 빛나는 순결 무릇 배움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1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모두 호흡처럼 들숨 날숨으로 왔다가 어느날 조용히 갑니다 밀려오는 시간의 발걸음 밀려가는 시간의 그림자 하염없이 이어지는 굴레 시간의 여백은 영혼의 자리 하루를 보내고 쉼터 속으로 돌아가는 땅거미 내린 곳 오늘을 고맙다며 손잡아 주고 호흡을 정돈하는 시간의..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8
길 위에서 길 위에서 바람이 걸어가는 길 우리도 걸어가던 길 달빛이 흘러가는 길 우리도 걸어가던 길 세상으로 향한 길 무리지어 걸어가는 길 숲속으로 향한 오솔길 홀로 호젓이 걸어가는 길 벼슬에서 낙향한 선비의 길 침묵의 사념으로 걸어가는 길 하 많은 길 가운데 유독 아름다운 길은 모든 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8